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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시대, 비트코인은 살아남을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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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9.08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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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교수의 블록체인 Pick]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지금의 컴퓨터보다 훨씬 강력한 계산능력을 갖게 되면 비트코인의 암호체계를 깨고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임의로 옮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초기에 채굴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0만개 안팎의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자주 거론된다.

이 오래된 비트코인이 주목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비트코인 초창기에는 P2PK(Pay-to-Public-Key) 방식이 사용됐는데, 이 방식으로 보관된 비트코인은 공개키 자체가 처음부터 블록체인에 그대로 드러난다. 따라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공개키를 바탕으로 개인키를 찾아내는 공격을 바로 시도할 수 있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반면 이후 널리 사용된 P2PKH(Pay-to-Public-Key-Hash) 방식은 공개키 자체가 아니라 공개키를 변환한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따라서 해당 공개키가 과거 거래 등을 통해 아직 노출되지 않았다면, 공개키가 처음부터 드러나는 P2PK 방식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이런 이유로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에는 공개키가 이미 노출되어 있는 P2PK 방식의 오래된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놓이게 된다.

현재의 일반 컴퓨터로는 공개키가 드러나 있더라도 그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알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러한 안전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를 단순히 더 빠르게 만든 기계가 아니다. 일반 컴퓨터는 비트(bit)를 사용해 정보를 0 아니면 1 가운데 하나의 상태로 처리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하는데, 큐비트는 동전이 공중에서 회전하는 동안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을 함께 가진 것처럼 0과 1의 상태가 겹쳐 있는 ‘중첩’을 이용해 여러 가능성을 함께 계산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간섭’이라는 성질도 이용한다. 연못의 물결이 서로 만나면 같은 방향의 물결은 더 커지고, 반대 방향의 물결은 서로 약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양자컴퓨터도 이런 원리를 이용해 정답이 나올 가능성은 키우고, 오답이 나올 가능성은 줄인다.

그렇다고 양자컴퓨터가 모든 일을 잘하는 만능 컴퓨터는 아니다.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서는 일반 컴퓨터가 훨씬 효율적이다. 양자컴퓨터의 강점은 일반 컴퓨터로는 풀기 매우 어려운 특정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비트코인에서 중요한 문제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일반적인 비트코인 거래에서는 개인키를 이용해 전자서명을 만들고, 네트워크는 공개키를 이용해 그 서명이 유효한지 확인한다. 따라서 공격자가 개인키를 알아낼 수 있다면 실제 소유자인 것처럼 서명해 다른 사람의 비트코인을 옮길 수 있다.

이러한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이다. 쇼어 알고리즘은 현재의 컴퓨터로는 풀기 매우 어려운 특정 수학 문제를 양자컴퓨터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해결하도록 고안된 방법이다.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공개키를 바탕으로 개인키를 알아내는 것이 현실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의 개인키를 실제로 찾아낼 수준은 아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 수가 많다고 바로 강력해지는 것이 아니다. 계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얼마나 잘 억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비트코인의 암호체계를 실제로 공격하려면 오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매우 많은 수의 안정적인 큐비트와 방대한 계산이 필요하다. 현재의 양자컴퓨터 기술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당장 비트코인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우려다.

하지만 대비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NIST는 2024년 미래의 양자컴퓨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를 공식 표준으로 확정했다.

비트코인에서도 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대비한 새로운 서명 방식과 오래된 취약 코인의 처리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 비트코인이 새로운 암호체계로 전환한다면 위험은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새로운 양자내성 암호체계가 비트코인에 도입된다면, 현재 활동 중인 비트코인 보유자는 기존 코인을 새로운 암호체계가 적용된 주소로 옮길 수 있다. 문제는 오랜기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코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토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채굴분이다.

만약 사토시가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런 오래된 코인은 새로운 주소로 옮겨지지 않을 수 있다. 그대로 두면 장래의 양자컴퓨터가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알아내 코인을 가져갈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이런 오래된 코인을 아예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개인의 재산을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합의만으로 동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상 영원히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면, 비트코인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인위적 규제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만약 어느 날 사토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이 대규모로 움직인다면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사토시 본인이 움직인 것인지, 누군가 개인키를 확보한 것인지, 양자컴퓨터 공격인지 거래기록만으로는 바로 알기 어렵다.

블록체인은 서명이 유효한지는 확인하지만, 실제로 누가 그 개인키를 사용해 거래를 실행했는지까지 확인하는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격자가 개인키를 알아내 정상적인 서명을 만들었다면 네트워크는 이를 원래 소유자의 서명과 구별할 수 없다.

여기서 문제는 기술을 넘어 법과 경제의 문제로 확대된다. 양자공격으로 이동한 비트코인을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줘야 하는가. 오래된 취약 코인을 미리 동결해도 되는가. 새로운 보호방식으로 옮기지 않은 코인의 권리를 언제까지 인정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는 암호학만으로 답할 수 없다. 재산권, 시장 안정, 투자자의 이해관계, 그리고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합의가 함께 필요하다.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곧 비트코인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양자컴퓨터와 비트코인의 싸움이라기보다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와 비트코인의 대응 속도 사이의 경쟁이다.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에 새로운 암호체계로 충분히 전환한다면 비트코인은 위험을 상당 부분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대응이 늦어진다면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오래된 비트코인부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비트코인이 중앙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자신의 자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탈중앙화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양자컴퓨터라는 새로운 기술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에 있다.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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