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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조사에서도 응답 비중은 △자녀(85.3%) △부모(87.4%) △배우자(83.5%) △형재자매(76.1%) 순으로 컸다. 3년 사이 배우자와 부모의 순서가 뒤바뀌긴 했으나, 여전히 좁은 범위의 혈연 및 혼인 관계 중심으로 가족의 범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령별로 보면 어릴수록 부모와 형제자매 중심의 가족 개념을 갖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녀와 배우자로 초점이 옮겨갔다. 20대까지는 부모(20세 미만 95.7%·20대 94.8%)와 형제자매(20세 미만 79.2%·20대 79.6%)를 응답한 비중이 컸으나 30대는 △배우자(90.6%) △부모(88.9%) △자녀(88.3%) △형제자매(74.7%), 40대는 △자녀(96.6%) △배우자(95.6%) △부모(84.2%) △형제자매(68.3%) 순으로 양상이 변화했다.
조카를 우리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은 22.8%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2015년 26.5%에서 2020년 23.1%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23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나이와 결혼 여부에 따라 이 격차는 두드러졌다. 20대 미만(10.5%)과 20대(18.8%)의 응답률은 20%도 되지 않았으나, 50대(27.3%)와 60대(26.2%), 70대(27.7%)에서는 27% 내외를 유지했다. 미혼의 비중은 16.7%에 그치는 반면 유배우자는 25.5%까지 올라갔다.
며느리와 사위를 가족에 포함시키는 사람들은 3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며느리는 2015년 26.5%에서 2020년 23.2%으로 떨어졌으나 2023년 51%까지 뛰어올랐다. 사위의 경우에도 24.3%에서 21.4%로 줄었다가 49%로 급등했다. 연구원은 며느리보다는 사위가 응답 비율이 낮은 건 가족의 범위가 남성 중심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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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관계로 보는 사람들이 4%포인트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동거하며 생활을 공유하는 관계로 정의하는 이들도 3.1%포인트 늘었다. 내가 선택하고 구성할 수 있는 관계에 동의하는 비율도 1%포인트 소폭 늘었다. 가족이 혈연과 혼인에 기반해 주어지는 관계이며 정서적 친밀성이 중요한 요소라는 전통적 인식이 차츰 변화해가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