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최대주주는 공교롭게도 벨기에 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다. AB인베브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를 앞세워 오랫동안 월드컵 공식 후원사를 맡아 왔다.
주인 덕분에 오비맥주 역시 공식 후원사만 사용 가능한 ‘월드컵’이라는 명칭을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에 ‘FIFA 월드컵 공식맥주’ 타이틀을 달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국내 맥주회사 중에서 오비맥주가 유일하다.
오비맥주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최근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 ‘피파컵’ 이미지를 담은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를 내놓는 등 월드컵 후원사라는 타이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맞수인 하이트진로(000080)는 올림픽 공식후원사는 아니지만 한국 축국대표팀을 지난 2008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축구대표팀을 활용한 외각 마케팅을 펼친다. 이른바 ‘엠부시마케팅’이다. 엠부시마케팅은 공식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월드컵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적재산권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축구 등을 소재로 광고나 판촉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벌써 하이트진로는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등 국가대표 선수의 실사를 담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축구 대표팀이 활약할 때마다 하이트맥주를 연상케하는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적재산권 문제로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의 모습만 담은 기획 상품을 내놓았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비맥주를 벨기에 회사인 AB인베브가 인수하면서 27일 열리는 한국과 벨기에의 국가대항 축구경기는 마치 ‘카스’가 벨기에를 응원하고 ‘하이트’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 같은 흥미로운 장외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