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기로에 섰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권 개편 방향을 밝혔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 또는 기업이 참여할 경우 이들에게도 고발권을 주겠다는 게 골자다. 현행 고발요청권을 50개 중앙행정기관, 17개 광역자치단체, 226개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밀가루나 설탕 담합으로 소비자가 비싼 빵을 먹어도 고발을 못하는 구조가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지방정부에도 (고발요청권이 아니라) 직접 고발권을 주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타당하다. 과거 공정위는 건설사의 4대강 입찰 담합 사건, 가습기 살균제 표시광고 위반 사건 등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공정거래 위반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해야 사법당국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봐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때도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의 일환으로 전속고발권 폐지를 추진한 선례가 있다.
잦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속고발권이 살아남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을 제정할 때부터 들어갔다. 가격·입찰 담합 등 시장질서를 해치는 중대 위반 행위는 공정위가 먼저 살펴본 뒤 고발 여부를 결정하라는 취지에서다. 6년 전 문 정부는 가격·입찰 담합 등 이른바 경성(硬性)담합에 대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폐지할 경우 경쟁사를 견제·무고하는 고발이 남발하고 검찰이 기업을 상대로 무차별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작용했다. 특히 소송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속고발권은 전면 폐지보다는 추가 보완이 타당해 보인다. 지금은 검찰총장, 감사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달청장에게 의무고발 요청권을 부여한다. 이들이 요청하면 공정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고발요청권을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로 넓히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일부 장관들은 전속고발권 폐지에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전속고발권 폐지가 경제형벌 합리화 정책과 상충한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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