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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은 모폭탄이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들어 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로 불리는 대량 살상무기다.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적으로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미국도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집속탄을 마지막으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집속탄 지원을 결정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부족한 무기 상황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우리가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때까지만 과도기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동맹을 비롯해 의회와 상의해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시기가 적절하고 광범위하며 매우 필요한 군사 지원”이라고 화답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기로 한 결정은 전쟁을 장기화하려는 정책”이라며 “집속탄 제공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땅을 지뢰로 가득 차게 만드는 공범이 될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은 일제히 미국의 방침에 공개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반발이 거세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해 사용하고, 러시아 지역에서는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집속탄 등 미국의 무기 지원은 우크라이나 군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용시 엄격하게 기록하고 동맹국과 정보를 교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