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7시50분께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양곱창 전문점 양미옥에서 불이 나 손님과 종업원 등 30여 명이 대피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즉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인력 167명과 소방차 등 42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
지난 1992년 을지로 노포거리에 개업한 ‘양미옥’은 미식가로 소문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식당 입구에는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가 함께 찍은 사진도 걸려 있다.
양미옥 탁승호 대표는 지난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 달에 세 번 정도 가게를 찾았다. 오시면 늘 친근감 있게 대해주셨다”며 “경호상 문제 등으로 비교적 한가한 일요일 점심때 주로 방문하셨다.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생일 때는 비서진 등 20여 명과 함께 가게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는 게 생일 파티일 정도”라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올해로 29년째 영업을 이어오던 이곳은 인근 직장인들의 허기를 달래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난 2019년에는 이 지역 일대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미옥을 포함한 몇몇 노포 상인들이 철거를 거부하면서 재개발은 무산됐고, 이후 양미옥은 ‘생활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제는 양미옥이 위치한 골목은 오래된 식당과 공업사가 밀집해 있는 이른바 ‘노포거리’로 이곳 대부분은 노후 건물로 이뤄져 화재 등 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화재로 양미옥이 불타면서 시민들 역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소방 관계자는 “2층 계단 부근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신고 내용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