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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mRNA 백신(mRNA-1273)에 대한 DP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DP란 생산된 백신 원액을 유리병에 담고 포장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 회사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에서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기술이전에 착수해 오는 3분기(7~9월)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수억 회 분량의 백신에 대한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한다.
앞서 정부는 국내 회사가 8월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4월에 언급한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의 계약을 의미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따라서 이르면 8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백신 위탁생산을 맡아 아직 백신 DP생산 시설이 없다. 업계는 통상 백신 수주에서부터 생산시설 구축과 검증(밸리데이션), 상업생산 시작에 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대한 생산시설 구축 등 필요 절차를 앞당겨 발표한 대로 3분기부터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게 되면서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백신은 기존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3개에서 4개로 늘어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위탁생산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V는 한국코러스 컨소시엄과 휴온스글로벌(084110) 컨소시엄이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생산 허브화 전략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한미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대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우수한 생산 역량과 인적 자원, 품질관리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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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이 원액(료) 생산(DS)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원액생산이 완제생산보다 더 높은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진 및 포장 단계 역시 철저한 무균 처리와 품질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쉬운 작업만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완제 생산 역량은 이제까지 메인인 원액 생산기술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회사는 2012년 이래 빠르게 경쟁력을 갖춰왔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완제 생산에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주요국 정부로부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16건의 승인 획득을 통해 품질 안정성을 인정받아왔다.
정부 관계자는 “DP 위탁계약 체결을 통해서 국내에서 mRNA를 위탁생산하는 기반을 처음으로 갖췄다”며 “장기적으로 mRNA 백신을 확보하는 데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 성과로는 위탁생산 계약 체결 외 연구개발 협력도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잡는 ‘트윈백신(결합백신)’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 개발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은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과 관련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를 함께 잡는 ‘2가 백신’, ‘트윈 백신’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외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은 모더나와 mRNA 백신 연구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모더나와 백신 연구 프로그램 개발, 비임상 및 임상 연구 수행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