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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당분간 낮 기온 33~35도 이상을 기록하는 무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어서 최강 무더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크다.
◇전국 관측소 95곳 중 60% 역대 최고 기온 기록
이날 기상청은 4일까지 공식 관측소가 있는 전국 95곳 중 60%에 해당하는 57개 관측소가 관측 이래 낮 기온 최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특히 역대 최악의 폭염일로 기록된 지난 1일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만 28곳에 달한다.
강원도 홍천에서 41도를 기록해 1907년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그 전까지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른 적은 1942년 8월 1일 대구(40도)가 유일했다.
서울 기온도 39.6도까지 치솟아 기존 서울 역대 최고기온(1994년 7월 24일 38.4도)보다 1.2도나 높은 온도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밖에 강원 춘천(40.6도)과 경북 의성(40.4도), 경기 양평(40.1도), 충북 충주(40도) 등 5곳이 40도를 돌파하며 역대 지역별 낮 기온 최고치를 세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제 1994년에 세운 역대 최고기온이 깨지지 않은 곳은 △충남 서산(1994년 7월 26일·37.3도) △경남 창원(1994년 7월 20일·39.0도) △전남 목포(1994년 7월 24일·37.0도) △전남 여수(1994년 7월 20일·37.1도) 등 14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0도 살인더위 끝나도 폭염 이어져…94년 기록 깰수도
초열대야 현상도 올해 들어 세 번이나 나타났다. 초열대야란 밤 사이~아침 최저 기온(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이 30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까지 1907년 이래 공식 관측소 95곳 중 하루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은 것은 2013년 8월 8일 강원도 강릉(30.9도)이 유일했다.
지난달 23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이 31도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2일과 3일 사상 처음으로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각각 30.3도와 30도에 달해 약 2주 만에 세 차례의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총 전국 폭염 일수는 5일 기준 20.7일로 2013년(18.5일)을 제치고 역대 세번째 최장 폭염 일수를 경신했다. 역대 1위 최장 폭염일수로 기록된 1994년(31.1일)과는 10.4일, 2위인 2016년(22.4일)과는 1.7일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장마가 이례적으로 일찍 끝나 비가 오지 않는 상태에서 티베트 고원에서 발달한 대륙 고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합세해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낮 기온이 40도에 가까운 살인더위는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기상청 사무관은 “강한 폭염을 유발하는 티베트 고기압의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다”면서도 “6일 강원영동을 비롯한 일부 중부내륙과 남부지방에 10~50mm의 비가 내려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잠깐이나마 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많은 북서풍이 유입돼 40도 안팎까지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기 중에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되면 간헐적인 소나기가 내리거나 수분 증발이 늘어나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오는 15일까지 낮 기온 35도 안팎을 유지하는 등 전국에 내려진 폭염특보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40도 안팎의 더위가 사라진다 해도 최소 8월 중순까지는 35도 내외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1994년의 폭염일수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비가 내리지 않는 대구와 상주, 의성 등 경북 일부 내륙 지방은 8일 낮 기온이 37도 이상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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