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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떨어진 6051.25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66% 내린 1만9902.84를 기록했다.
◇도매물가 둔화도 ‘스톱’…고용 약화 시그널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에 이어 도매물가 역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심이 약화됐다.
미 노동부는 1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를 웃돈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0%로, 지난해 2월(4.7%)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로 전망치(0.2%)에 부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상품 가격은 전월대비 0.7% 오르며 올해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를 보였다. 상품가격 상승분의 약 80%는 식품 가격의 3.1% 급등 탓이다. 닭고기, 달걀 가격은 전월보다 8.2% 올랐고, 1년 전보다는 37.5% 상승했다. 조류 독감 영향이 크게 반영된 탓이다.
다만 PCE물가에 반영되는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투자자문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등)과 항공료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PCE물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키스 뷰캐넌은 “디스인플레이션의 궤적은 희망적이면서 동시에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이 3% 아래로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진전이 느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고용시장 둔화 시그널이 나온 것도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2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7000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6∼12일 주간(24만2000건)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건)도 웃돌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1월 24∼30일 주간 188만6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5000건 늘었다.
모건스탠리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예상보다 높은 생산자 물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에 더 집중한 것 같다”며 “견고한 고용지표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지만 연준은 고용상황이 둔화하는 조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일단 시장은 내주 연준이 25bp 추가 인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금리인하폭은 두차례로 대폭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을 94.7%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내년 1월에는 동결 한뒤, 3월에 25bp 인하, 이후 7월에 25bp 인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뉴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채권 책임자인 엘라 혹샤는 “연준이 내주 ‘매파적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둘기파 색깔을 띠기 보다는 조금 더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최고치 찍었던 기술주 일단 숨고르기..10년물 4.3% 돌파
기술주가 대부분 떨어졌다. 엔비디아 1.41% 하락했다. 그래픽·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업체인 어도비는 예상보다 약한 내년 전망치를 발표한 후 13.69% 급락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메타(-0.3%), 알파벳(-1.57%), 아마존(-0.56%), 테슬라(-1.57%)도 약세를 보였다.
디스인플레이션 현상 중단 및 고용 둔화 가능성에 국채금리는 다시 치솟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오른 4.197%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6.3bp 급등하며 4.334%까지 올라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7.4bp 뛴 4.552%를 기록 중이다.
달러도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1% 오른 107.04를 기록 중이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약세를 보였다. 1유로당 달러는 0.29% 떨어진 1.0469달러를 기록 중이다.
◇유가 4일만에 하락…IEA “OPEC+ 증산 연기에도 공급초과”
국제유가는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7달러(0.38%) 낮아진 배럴당 70.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11달러(0.15%) 내린 배럴당 73.4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보고서에서 OPEC+가 증산을 연기하더라도 내년 원유시장은 하루 140만배럴의 공급 초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 게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