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은 3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 셰일오일 증산으로 상승 압력이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는 이번달 들어 배럴당 60달러대로 급등하고 있는데, 당분간 이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김지은 한은 조사역은 이날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유가가 상당폭 상승하면서 유가 변동 폭을 제한하는 셰일오일 밴드효과가 작동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셰일오일 밴드효과는 국제유가가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을 기준으로 일정구간(45~60달러)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을 말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상업거래소에서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60.80달러에 거래됐다. 60달러대는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다.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58.36달러)와 내년 1월물 브렌트유(63.73달러)도 최근 6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김 조사역은 다만 “셰일오일의 단기간 내 증산 여력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번달 중 셰일오일 생산량이 전월 대비 일평균 8만배럴 증가한 617만4000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이 커진다.
실제 다수의 기관들은 내년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테면 EIA는 내년 평균 브렌트유 가격을 55.6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 평균도 56.3달러 정도다.
그렇다고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주요 산유국의 정치 불확실성은 예측이 쉽지 않은 탓이다.
김 조사역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재개되거나 베네수엘라가 전면적인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하는 경우 생산 차질로 유가가 급등할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