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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이로운 수출 1조달러, 내수·고용 그늘도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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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1.03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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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출이 1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일 산업통상부는 10월 수출이 약 115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4%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1~10월 누적 수출액은 9300억달러를 기록했다. 김정관 장관은 “11월 중 연 수출 1조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1조달러 금자탑은 독일-미국-중국에 이어 사상 네 번째가 된다. 올해 국가별 수출 순위도 중국-미국-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출대국 한국의 위상이 자랑스럽다.

내수 규모가 작은 한국 경제는 수출이 기둥이다. 지난해 7000억달러 고지에 오른 데 이어 불과 1년 새 8000억달러, 9000억달러를 가볍게 넘어 1조달러를 향해 직진하고 있다. 전망도 밝다. 수출 일등공신 반도체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몇 년치 물량이 ‘솔드아웃’(완판)됐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특수 덕에 수출은 물론 성장률, 경상수지, 세수 등 여러 측면에서 놀라운 수치가 거푸 발표되고 있다.

다만 경이로운 수출 통계의 속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우려할 점이 보인다. 무엇보다 반도체 편중이 심하다. 10월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9%로 절반에 가깝다. 반도체가 꺾이면 수출도 꺾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에서 AI 회의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시장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즉각 K반도체 매출이 영향을 받는다. 수출과 성장의 온기가 내수와 고용 시장으로 두루 퍼지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1조달러가 ‘횡재’가 아님을 입증하려면 반도체가 초격차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에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담아 신속히 처리하는 게 관건이다. 15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수출과 성장률 ‘잔치’에서 소외된 내수와 고용 시장에 훈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서비스산업은 청년 일자리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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