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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계란은 서민 밥상물가를 좌우하는 기본 품목으로 손꼽힌다. 지난 한 해 소비자물가가 2.1% 올랐음에도 체감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 것은 이 같은 필수 식품이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 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쌀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7% 올랐고 찹쌀은 31.5% 급등했다. 달걀도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했다.
쌀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2024년 정부가 26만 2000톤(t) 규모의 쌀을 격리(공공비축)하고, 지난해 기상 악화로 도정수율(벼를 도정해 쌀로 생산하는 비율)이 약 68%로 평년 대비 4%포인트 줄었기 때문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며 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계란은 이번 겨울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기간에 약 428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하며 공급이 줄어 가격이 뛰었다.
쌀 가격은 설 연휴까지 현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나오는 쌀 소비 통계를 기반으로 오는 2월에야 수확기 보완대책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수확기 대책을 발표하며 소비량 대비 생산량이 16만 5000톤 많을 것(초과생산)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초과 생산량은 13만 2000톤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쌀 가격이 1년 전 대비로는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 10월에 가격이 뛰고 지금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수확기 보완대책을 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계란 가격에 대해선 “지난달 소비가 다소 줄어 가격이 한층 안정됐다”며 “지난해 2월처럼 추위가 지속되면 AI가 또 발생할 수 있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수입산 고등어 등도 밥상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입산 염장(대) 고등어 한 손은 지난 2일 평균 9449원에 판매됐다. 1만원 넘는 가격이 형성된 지난해 말과 견주면 상승세가 꺾였지만 지난해 같은 날(8182원)과 비교하면 15.5% 높은 가격이다. 수입산 고등어 연평균 가격은 2024년 6984원이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지난해 9019원으로 29.1% 치솟았다. 어획량이 감소한 국내산 참조기(냉동·중) 한 마리 가격도 2024년 1711원에서 지난해 2152원으로 25.8% 올랐고, 지난 2일 소매가격은 2201원으로 더 상승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의 ‘2026년 경기 전망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새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경제 과제 1순위로 물가 안정이 꼽혔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먹거리 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하며 “민생경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