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대세지만…" K뷰티, 해외 오프라인 공략나선 이유

김지우 기자I 2025.11.02 15:12:19

한류·SNS 등 타고 K뷰티 글로벌 성장세
온라인 선진출 후 현지 오프라인 채널 입점 추세
브랜드 체험·신뢰도 등 위해 오프라인 진입 중요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K뷰티 기업들이 해외에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입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현지 유통채널에서 입지를 늘리는 추세다. 해외 화장품 소비 시장에서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의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은 만큼 옴니채널 전략을 전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도쿄 미츠코시 백화점 긴자점 내 헤라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럭셔리 브랜드 ‘헤라’는 한큐, 미츠코시 등 일본 주요 백화점에 정식 입점했다. 앞서 헤라는 2023년 7월 일본에 진출한 후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 홍보를 진행해왔다. 백화점은 브랜드 품질이나 이미지에 대한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보장되는 브랜드에 입점 기회를 주는 특성이 있다.

애경산업의 메이크업 전문브랜드 ‘루나’는 올해 8월 기준 일본 오프라인 매장 8400여 곳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일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후 2022년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선보였고, 이후 해마다 꾸준히 입점 매장을 확장한 결과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국 중 미국, 중국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비중이 절반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선 여전히 오프라인 소비 비중이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들이 일본 진출 시 온라인으로 먼저 진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아직 오프라인이 더 강세”라며 “어느 채널에 입점하느냐가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버라이어티샵, 드럭스토어, 백화점, 균일가샵, 편의점 등의 채널 중 어디가 브랜드의 특성과 잘 맞을지 전략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마몽드·프리메라·일리윤 제품들이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매장 내 K뷰티존 매대에 진열돼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K뷰티는 유럽권에서도 오프라인 진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프리메라, 일리윤 3개 브랜드는 1800여 개의 매장을 지닌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 ‘부츠(Boots)‘에 입점했다. 단순 입점이 아닌 이들 브랜드로만 구성된 ’K뷰티존‘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런던 시내 주요 매장 6개를 포함해 영국 전역 47개 매장에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며 점차 입점 매장 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018250) 루나도 지난달 영국 내 대표 K뷰티 셀렉트숍인 ‘퓨어서울’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동시에 입점하며 유럽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퓨어서울은 온라인몰과 함께 영국 주요 도시에 오프라인 매장 9곳을 운영하는 채널이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스킨1004는 지난 9월 네덜란드와 스페인 드럭스토어에 입점하며 서유럽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네덜란드에서는 대표 드럭스토어 ‘에토스’의 550여 개 매장 중 150개 매장에 입점키로 했다. 스페인에선 ‘드루니’, ‘까르푸’에 이어 H&B 체인스토어 ‘프리마프릭스’ 270개 전 매장에 입점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서유럽 시장 매출이 1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90% 성장세에 맞춰 채널 확대에 나선 것이다.

스킨1004가 입점키로 한 스페인 ‘프리마프릭스’ 매장 (사진=스킨1004)
북미 지역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의 탈모·두피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지난달 북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이에 따라 북미 코스트코 회원들은 현지 매장에서 닥터그루트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코스트코는 직매입 중심 채널로, 매장당 제품 종류(SKU)는 3500여 개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마트의 SKU가 수만개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다. 더불어 코스트코 품질 테스트 기준을 충족해야 해 입점이 까다로운 편이다.

애경산업이 북미 지역 전용 브랜드로 지난 9월 미국에 론칭한 ‘시그닉’은 아마존, 틱톡숍 등 온라인에 먼저 선보였다. 현재 시그닉은 오프라인 론칭을 앞두고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 대상 브랜드 체험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미국은 온라인 소비가 강세이긴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제품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53.3%, 오프라인 비중은 46.7%였다. 온라인 비중이 강세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에선 제품 체험이나 즉시 구매, 전문 상담, 신제품 시연 등 대면 경험이 가능한 만큼 입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알파세대의 경우 온라인에서 트렌드를 습득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소비자 접근성이 좋긴 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은 브랜드 경험과 신뢰 형성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며 “온라인에선 가품 이슈도 발생하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선 현지 오프라인 내 입지를 다지는 것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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