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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 반대 퇴직연금 개편, 현실 무시한 강행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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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11.03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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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 적립을 의무화하는 퇴직연금 개편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고용노동부·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퇴직급여 사외 적립을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해 국회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들이 극력 반대하고 있어 논란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긴급 논평을 통해 “영세 사업장에까지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연합회는 “벼랑 끝에 선 영세 소상공인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덧씌우는 처사”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반발에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정부 개편안이 영세 소상공인에게 가할 자금 압박이 매우 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사내 적립 퇴직금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까지 사업주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사외 적립 퇴직연금은 매달 또는 매분기 금융기관에 퇴직급여를 현금으로 불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당장의 임대료와 공과금, 재료비조차 감당하기 벅찬 영세 사업주에게 고정적인 현금 유출 압박을 가중해 한계 상황으로 내몰 것”이라고 연합회는 지적했다. 고용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영세 사업주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퇴직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기 고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기존 퇴직연금 도입률을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92.1%인 반면 5~9인은 32.7%, 5인 미만은 10.6%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불과 4년 이내에 5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퇴직연금 사외 적립을 의무화한다는 일정은 너무 촉박해 보인다. 수출 호황 속에서도 내수 경기는 거의 얼어붙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는 노동계의 숙원이지만 과속으로 밀어붙이면 탈이 날 수 있다. 영세 상공인이 준비할 시간을 더 주고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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