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북한 엘리트 내 권력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룡해가 자신과 직연(職緣·직무를 통한 인연) 관계를 맺은 인물들을 핵심 권력기관에 포진시키며 ‘지배엘리트 단일후견체제’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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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과거 장성택이 유사한 방식으로 비공식조직을 확장했으나, 내부 갈등과 견제에 직면해 숙청당한 사례와는 다른 양상이다. 최룡해는 경쟁 엘리트였던 조용원의 당권·군권 장악 시도에도 강하게 대응하며, 권력 중심축을 자신 쪽으로 고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장성택과 달리 최룡해는 자신의 비공식조직을 통해 견제자를 배제하고 조직 장악력을 공고히 하며 체제를 장악해 나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권력 집중이 오히려 김정은 체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수령체제 하에서 공식조직과 비공식조직은 상호 견제하며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다”며 “하지만 최룡해 중심의 단일후견체제가 고착되면서 그 견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정은이 최룡해에게 부여한 ‘객관적 권위’가 지배엘리트 독점 체제로 변질된 것은 북한 수령체제의 작동원리를 역설적으로 뒤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김정은의 ‘정통성’과 최룡해의 ‘집행력’ 사이의 균형이 깨질 경우,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내부 권력 구도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