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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룡해 '비공식' 조직 영향력 확대…"김정은 체제 위협될 수"

임유경 기자I 2025.04.12 10:33:02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숙청 당한 장성택과 달라…견제자 배제하고 장악력 높여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북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공식 엘리트 조직’이 권력 내부의 견제 장치를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북한 엘리트 내 권력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룡해가 자신과 직연(職緣·직무를 통한 인연) 관계를 맺은 인물들을 핵심 권력기관에 포진시키며 ‘지배엘리트 단일후견체제’를 구축했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하고 종합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최룡해는 2017년 당 조직지도부장에 오른 이후 당·군·정 핵심 인사에 자신의 측근들을 대거 배치했다. 이들은 대부분 과거 지방당이나 하급기관에서 활동하다가 최룡해의 권력 기반이 확장되면서 중앙 정치무대로 진입한 인물들이다. 실제로 2019년 기준 정치국 위원 15명 중 절반 이상이 최룡해 계열로 확인됐으며, 정무국, 군사위원회 등에도 유사한 비율로 포진돼 있다.

이는 과거 장성택이 유사한 방식으로 비공식조직을 확장했으나, 내부 갈등과 견제에 직면해 숙청당한 사례와는 다른 양상이다. 최룡해는 경쟁 엘리트였던 조용원의 당권·군권 장악 시도에도 강하게 대응하며, 권력 중심축을 자신 쪽으로 고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장성택과 달리 최룡해는 자신의 비공식조직을 통해 견제자를 배제하고 조직 장악력을 공고히 하며 체제를 장악해 나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권력 집중이 오히려 김정은 체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수령체제 하에서 공식조직과 비공식조직은 상호 견제하며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다”며 “하지만 최룡해 중심의 단일후견체제가 고착되면서 그 견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정은이 최룡해에게 부여한 ‘객관적 권위’가 지배엘리트 독점 체제로 변질된 것은 북한 수령체제의 작동원리를 역설적으로 뒤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김정은의 ‘정통성’과 최룡해의 ‘집행력’ 사이의 균형이 깨질 경우,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내부 권력 구도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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