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8000 돌파로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K증시’는 이제 확실하게 한 단계 레벨업하면서 선진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인공지능(AI)시대로 들어서면서 메가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초호황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맞물리며 한국 증시는 거침없이 달려 어느덧 코스피지수 1만까지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의 환호 뒤에는 이전보다 더 커진 투자 위험과 시장의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시장은 단순한 강세장이 아니라, 과도한 낙관과 포모(FOMO·상승장 소외의 공포)가 개인투자자들을 위험 투자로 몰아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 실제로 이달 들어 ‘빚투’ 개인들의 투자손실에 따른 증권사들의 미수금 회수 반대매매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거래일 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476억원으로 하루 청산액이 1458억원에 달한 날도 있었다. 지수는 사상 최고로 치솟았지만 한편으로는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든 개인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락장을 예상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곱버스(인버스 2배 ETF)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도 드물지 않다는 통계나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까지 새로 나왔다. 투자 다양화, 규제 완화 조치는 환영할 일이지만 이 상품으로도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전망에는 우려도 생긴다. ‘삼전닉스는 어떻든 오른다’는 낙관적 기대만으로 접근하기에는 현재 주가 수준에 불안도 적지 않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반 지수형 ETF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고, 단기 급락 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더구나 신용거래와 결합할 경우 작은 조정에도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판매사는 이런 고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숙지시킬 책무가 있다.
코스피 8000은 K증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투자자의 자기 책임이 더욱 무거워진 시대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격언처럼 시장은 늘 상승 과열과 침체 조정을 반복해 왔다. 스스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냉철한 투자의 기본과 원칙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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