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려 공장 멈출 판…기업 잡는 NDC

김형욱 기자I 2025.11.06 05:05:00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①
정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53% 가닥
작년까지 12% 간신히 감축했는데
10년 뒤엔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야
현실 무시한 정부 목표에 경제계 한숨
생산축소-이익감소-고용위축 우려

[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정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탄소) 배출을 2018년 대비 53% 감축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48% 감축도 쉽지 않다고 주장해온 산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강 업계에서는 “탄소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생산을 줄이는 것”이라며 중국산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전기·수소차를 크게 늘려야 하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수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정부는 5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마지막 조율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여했다.

관계부처는 이 자리에서 NDC 목표를 53% 수준으로 절충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계가 요구해 온 48% 감축안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권고안(61%), 기후환경단체 요구안(67%) 등을 고려한 수치다.

2018년 대비 53% 감축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란 궁극적 목표를 위해 매년 일정하게 탄소를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유럽연합(EU)이나 캐나다처럼 범위 형태의 목표를 제시할 수도 있으나, 기후 정책을 주도하는 기후부가 아무리 못해도 50%대 후반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50%대 범위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6일 국회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청회에서 2035 NDC 정부안을 발표한다. 이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10~21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기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한다.

53%안이 확정되면 한국은 사실상 10년 내 탄소배출량을 절반 줄여야 한다. 지난해 배출량(6억 3900만t)을 2035까지 3억 4200만t으로 줄여야 한다. 산업계가 부담해야 할 탄소감축 목표도 2030년 11.4%에서 2035년 2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발 관세 충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생산 축소와 이익 감소, 고용 위축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리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철강 등 탄소 난감축 산업은 2035년 이전에 실현 가능한 탈탄소 기술 대안이 없다”며 “이 가운데 감축 목표치를 높이면 업계는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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