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대상포진 환자들은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피로가 누적되면 걸린다고 얘기한다. 몸살인 것 같기도 하고, 근육통인 줄로 알고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하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대개는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병변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과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잘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과로하는 30~40대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잠복된 수두 바이러스가 준동해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것은 몸 컨디션이 나빠져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잠잠하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 처음에는 권태감,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 단순한 감기 몸살로 오해하기 쉽다. 시간이 흘러 발진과 수포 등이 생기면 허리를 움직이기도 힘들 만큼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타고 활성화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에서라도 통증이 뻗치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대상포진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등과 가슴, 옆구리 등에 발진, 수포, 통증이 나타나지만 얼굴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잖다. 극심한 경우 시신경이나 청신경이 손상돼 각막염, 시력 저하, 청력 손실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상포진은 의심증상 또는 첫 발진 발견 이후 72시간 내에 신경 손상의 정도를 완화하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게 초기 치료의 관건이다. 이에 실패하면 대상포진 후유증에 의한 신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완치된 후 발생하는 만성통증으로 발진이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 양상이 남아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초기 치료가 늦어질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발진 범위가 넓을수록, 면역력 저하 상태가 심각할수록 후유증 발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대상포진의 조기 회복이나 후유증 개선을 위해서는 저하된 면역력을 향상시키면서 통증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보통 항바이러스제 경구약이나 정맥주사제로 치료한 뒤 ‘마늘주사’(푸르설티아민)나 비타민B나 C, 희소 미네랄(아연, 구리, 망간, 셀레늄, 크롬) 등을 정맥주사로 공급하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강에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무너진 면역체계를 회복하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추천되는 게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전기자극치료다. 신개념 세포충전요법인 ‘호아타리젠요법’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기능이 저하된 세포에 흘려보내 세포대사를 활성화하는 원리다. 전기 자극은 고인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고 세포 사이의 슬러지를 녹여 통증을 개선할 뿐 아니라 주변 세포 재생을 촉진, 신경의 노화를 막고 면역력을 개선해 주 2~3회 반복적으로 치료받으면 대상포진의 호전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심영기 원장은 “각종 통증질환, 만성질환, 암 등에 노출된 병든 세포는 세포 안의 음전하 충전 정도가 적어 세포 밖의 양전하와 전위차가 크지 않아 세포 안팎의 전기에너지 흐름이 크게 둔화돼 있다”며 “미세전류를 환부에 접촉시키면 손상된 신경줄기를 따라 흐르면서 신경의 감각전달 능력이 정상화되고 신경세포가 튼튼해져 대상포진의 후유증인 신경통을 개선하고 후유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이나 만성질환, 암이나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미리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맞는 게 권장된다. 지난해 9월 6일 국내서 허가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싱그릭스’ 백신은 임상시험 결과 50세 이상에서 97.2%, 70세 이상에서 91.3%의 예방률을 보였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면역력 강화에 노력하고,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진단 후에도 넉넉한 휴식과 수면은 조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됨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