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수출 늘어도 떨어지지 않는 환율…"3분기에는 1600원 돌파 가능성"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영은 기자I 2026.07.07 05:05:03

수출 1조달러·3%대 성장률 전망에도 환율은 1500원대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달러 수요 증가로 수급불균형
하이닉스 ADR·법인세 납부 vs 외국인 매도·달러 쟁이기 '팽팽'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사상 최대 수준의 수출 호조와 성장률 전망치 상향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 16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 조건이 견조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은 상승 재료만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7~8월)에 환율이 단기적으로 16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면서 아래쪽으로도 1400원대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뉴스1)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뉴스1)
펀더멘털 개선에도 오르기만 하는 환율…‘미스터리’한 약세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거래가격(거래량 반영)은 1544.50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월 1456.58원 △2월 1449.24원 △3월 1491.16 △4월 1485.32원 △5월 1491.12원 △6월 1529.43원 등으로 우상향하는 모양새다.

최근 환율 흐름은 기존의 경제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행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최초로 연간 1조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3% 중후반에서 4%까지 상향되고 있다. 통상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성장률 개선은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실제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이같은 약세는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3% 상승하는 동안 원화 가치는 약 8%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 통화 가운데 터키 리라화 다음으로 큰 약세를 보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달러 많지만 바꾸지 않는다”…수급 불균형 심화

거시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등의 요인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원화 약세 본질이 ‘수급의 불균형’에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고환율 시기와 달리 외화 조달 시장은 풍년이지만 실제 원화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금융계정을 통한 대규모 자금 유출이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기조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급등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 관리를 위해 국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주가지수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가 기조적인 달러 유출 이유라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는 단기적으로 강력한 달러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143조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4거래일 동안 10조원 가까운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달러 쟁이기’도 한몫하고 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환전하기보다, 해외 자회사의 재투자 수익으로 쌓아두거나 거주자 외화예금 형태로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을 만나면 수출 대금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당장 원화로 환전하기보단 달러로 들고 있는 게 투자 관점에서도 낫다는 생각도 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환율 상승기임에도 원화 환전보다 외화 보유를 선호하면서 실질적인 달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3분기 변동성 극대화…1600원 돌파 vs 하락 전환 ‘판가름’

3분기 환율 시장은 상·하방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며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환율 하락 재료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 조달할 최대 3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의 자금을 국내 투자에 활용하면서 대규모 달러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월 법인세 중간예납과 기업들의 보너스 지급 등을 위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이 환율 하락을 이끌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8월 중순까지 법인세 중간예납을 위해 최대 400억달러의 현금을 원화로 환전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환율 전망치를 △3개월 1460원 △6개월 1440원 △12개월 1420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상승 압력도 만만치 않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외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 매도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환율 상단을 막아줄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3분기 내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달러 강세와 외국인 증권 매도 등으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상단을 158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