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통령·총리, 베이징 방문 계획 진행 중”

이명철 기자I 2024.03.25 09:12:05

주중 이탈리아 대사, WP에 “연내 이뤄지길 바라”
일대일로 탈퇴한 이탈리아, BYD 러브콜 보내기도
내달 베로나서 양국 경제 회의 개최, 기업도 참석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면서 냉랭한 기류가 형성된 바 있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2019년 3월 22일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인용해 마시모 암브로세티 주중국 이탈리아 대사가 “이탈리아의 중국 일대일로 탈퇴는 양국 관계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았으며 이탈리아 대통령과 총리의 베이징 방문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중국과 이탈리아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지 20주년인데 이를 기념해 중국 당국에서 마탈레라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초대했다는 게 이탈리아측 설명이다. 암브로세티 대사는 구체적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연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중국이 중국~중아시아~유럽을 잇는 일대일로에 참여한 유일한 주요 7개국(G7) 국가였지만 지난해 12월 일대일로 탈퇴를 통보했다. 이에 중국은 “일대일로에 먹칠을 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일대일로 탈퇴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 정상회담 추진은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재확인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가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에게 자국 공장 건설을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비야디는 당장 공장 건설은 거부했지만 이탈리아 정부와 몇 차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서방의 주요 축인 G7 국가와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급)은 이달초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엔 근본적인 이해 상충이나 지정학적 모순도 없다”며 서로 공동이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과 이탈리아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는 이탈리아 베로나가 될 전망이다. SCMP는 “양국 파트너십 재개를 위한 첫 단계로 4월 11~12일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공식 대표단이 참석하는 이탈리아-중국 공동 경제위원회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양국 경제계 대표와 주요 기업 대표들도 비즈니스 포럼을 위해 동시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정상회담 의제와 함께 경제 협력 방안 등이 거론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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