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지난 5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를 예방했다.
약 3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권 여사 예방에 함께한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황 대표는 “서거 1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마음이 무겁고 힘드실 텐데 노 전 대통령 뜻을 기리는 일을 잘 감당하시길 바란다”고 말을 건넸고, 권 여사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시기 불편했을 텐데 귀한 시간 빼앗아 죄송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권 여사는 정치에 입문한 황 대표에게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하시렵니까”라면서 사저를 소개했다.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서재 등을 둘러본 뒤 “대통령이 계셨던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집의 규모가 애매해 둘러볼 것은 없고, 살림하기에 애매하다. 그래도 참 잘 지은 집”이라며 “아방궁이 맞는 것 같다. 가정집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지은 집 같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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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10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아방궁 지어서 사는 사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최경환 당시 한나라당 수석 정조위원장도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시가 20억 원이라고 하는데 종부세는 불과 3만 원을 내고 있다”면서 “이 문제도 국토해양위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말했다.
파문이 일자 김경수 당시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봉하마을은 지금 오리쌀을 추수하느라 정말 바쁘다. (한나라당은) 할 일이 참 없는 모양이다”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아방궁’이라던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부지 4262㎡(1289평), 1층 단독주택인 건물 372㎡(112평)으로 대지 구입과 건물 설계, 공사비까지 총 12억 원 가량이 들어갔다. 과거 논란이 불거진 대지 1만 평은 국가 소유의 경호동까지 포함한 면적이었고, 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권 여사는 지난 2009년 노무현 재단에 사저를 기부, 사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지난 2018년 5월부터 시민에게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