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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과징금 부과액은 약 1조 35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약 3400억원의 4배에 달한다.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조사권의 범위와 기업의 방어권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원은 한화가 신청한 공정위 자료제출명령 집행정지는 받아들인 반면, 사전통지 문제로 현장조사에 네 차례 불응한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했다.
조사 불응에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의 최대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과 강제조사권 도입까지 논의되면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조사 초기부터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백 변호사는 과징금 급증을 대형 사건이 집중된 결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설탕·밀가루·전분 및 전분당 사건은 관련매출액이 크고 담합 기간도 길었지만 집행 기조 자체도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재수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조사 협조,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도 예전보다 쉽지 않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기업이 먼저 살펴야 할 것은 CP의 실제 작동 여부다. CP는 임직원 교육과 내부 점검 등을 통해 법 위반을 예방하는 준법체계다. 규정과 담당 조직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경쟁사 접촉이나 가격·물량 정보 교환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때 신속히 보고하고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
백 변호사는 “CP는 기업의 건강검진과 같다. 최고경영자가 준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부 점검과 교육을 실질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와의 모임, 협회 활동, 단체 대화방 등도 점검하고 가격을 결정한 근거도 명확히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도인 ‘리니언시’와도 연결된다. 스스로 담합을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한 기업의 과징금 등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제도로 먼저 신고할수록 유리한 만큼 내부 의사결정이 지체되면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다.
다만 조사 이후 신고자에 대한 감면 축소 논의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백 변호사는 “중소·중견기업은 조사를 받고 자문을 구하면서 위법 가능성을 인식하기도 한다”며 “신고하면 어떤 혜택을 받는지 확실해야 기업도 결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가 시작됐다면 무조건적인 거부보다 요구의 범위와 절차를 확인하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이의를 기록하고 범위 조정을 요청하며 필요한 경우 법원에서 다투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휴대전화와 사적 문자, 영업비밀이 섞인 디지털 자료는 한번 제출하면 되돌리기 어려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징금 산정에서는 담합 기간에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올린 매출인 ‘관련매출액’의 범위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변호사는 “매출은 크지만 이익률이 낮은 업종에서는 관련매출액의 10% 과징금 수준은 수년 치 영업이익보다 많을 수 있다”며 “실제 담합의 영향을 받은 매출만 포함됐는지, 추정 부당이득과 과징금이 현저히 균형을 잃지는 않았는지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