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영국도 금융감독 기구 분리 실패"…단순화가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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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빈 기자I 2025.09.14 14:37:30

금융감독원, 영국 쌍봉형 금융감독기구 영향 분석
영국 의회, 쌍봉형 문제점으로 금융경쟁력 약화 진단
"분리가 능사가 아닌데…국민에게 도움 안된다"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영국 의회의 금융감독체계에 관한 보고서를 분석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하는 ‘쌍봉형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은 해당 보고서를 근거로 “영국 쌍봉형 체계는 실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로비에 ‘관치금융 중단하라’ ‘금소원 분리 철회하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사진=이수빈 기자)영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금감원은 ‘영국의 지난 10여 년간 쌍봉형 금융감독기구 운영 경험’ 보고서를 작성했다. 영국 의회의 금융감독체계 전반에 대한 보고서인 ‘성장통: 명확성과 문화변화의 필요성’을 발췌·정리한 내용이다.

영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판단해 FSA(금융감독청)를 해체하고 2013년부터 건전성 감독은 PRA(건전성감독청), 영업행위 감독은 FCA(영업행위감독청)가 맡고 있다. 이중 FCA는 새 정부가 분리 신설하려는 금융소비자보호원에 해당한다.

영국 의회는 지난 1년간 금융회사 실무자 면담과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쌍봉형 금융감독체계로 △업무중복 △업무확대 △소통부족 △불확실성 등의 문제가 빚어졌으며 이로 인해 영국의 금융경쟁력이 약화됐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감독기관 간 업무를 조율하기 위해 JROC라는 협의체를 두었으나 영국 정부는 결국 이를 해체하며 “단순화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좋은 예”라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FCA와 PRA의 감독은 서로 중첩되고 심지어는 모순되기까지 해 금융사가 감독기구를 대응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다른 곳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회는 금융감독당국 간 업무 중첩은 금융혁신을 지연시키고, 새로운 금융상품의 출시를 방해하며, 금융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쌍봉형 감독체계를 먼저 도입했던 영국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도 쌍봉형 모델이 마냥 장점만이 아닌 다양한 취약점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며 “우리 모델을 결정할 때 다른 국가들의 경험을 충분히 살펴보고 신중히 결정해나가는 것이 우리 금융사와 금융시장 그리고 금융소비자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간 금감원 직원들은 금소처의 분리 신설이 오히려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기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리가 능사가 아닌데 일단 쪼개기만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며 “국민에게 도움되는게 하나도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사항에 역행한다는 점을 IMF 협의단에 전달하려 했으나, 이들의 방문이 불발되며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IMF는 지난 2020년 금융 평가프로그램(FASP) 결과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전략수립, 금융시장 육성 정책 및 위기 대응 역할에 집중하고, 금감원은 더 많은 운영과 집행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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