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흥행에 불리하다고 여겨지던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한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마리 퀴리의 삶에 상상력을 더했다. 죽음을 앞둔 마리가 딸 이렌에게 삶을 되짚어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1891년 소르본 대학 입학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던 마리는 기차에서 루벤의 공장에서 일하는 직공 안느 코발스카를 만난다. 약소국 폴란드 출신의 이방인이자 여성으로서 서로의 삶에 공감하며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된다. 두 여성이 맺은 연대가 작품의 중심 서사를 이끈다. 김태형 연출은 “여성 서사를 내세웠다고 해서 여성을 멋지고 완벽하게 그리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실수와 실패를 겪더라도 당당히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가창력을 검증받은 4명의 여배우는 ‘믿고 보는’ 무대를 선사한다. 트라이 아웃 공연(시범 공연)부터 마리 역을 맡아온 김소향을 비롯해 뮤지컬 여제 옥주현, 박혜나, 김려원이 합류했다. 마리가 절규하며 부르는 1막 마지막 넘버 ‘또 다른 이름’은 고난도의 고음을 넘나들지만, 4명 모두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지난해 6월 출산으로 2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박혜나는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택했다. 박혜나는 “계속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마침내 만났다”며 “무대에 더 충실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무대 위를 가득 채운 야광 초록빛은 라듐의 존재감을 환상적으로 부각시킨다. 다만 마리의 의상 교체는 한 번 정도만 이뤄지기 때문에 단조롭게 비춰질 수 있다. 대사와 넘버에는 전문용어가 많아 다소 어렵게 전달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인물들이 그리는 정의와 양심, 인류애를 중심으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공연은 오는 10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 연출은 “작품 말미 죽음을 앞둔 마리에게 안느가 ‘참 충분한 삶이었다’는 말을 건네는데,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충분한 삶’이라는 위로를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


![[속보]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1심서 '무기징역' 선고](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2/PS26021901063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