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삼성물산-어용노조 단협 무효…과거 근로조건도 교섭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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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5.08.04 06:00:00

에버랜드노조 설립 무효 확정…금속노조 승소
부당노동행위로 만든 노조 협약은 법적효력 없어
과거 근로조건 교섭 거부시 법원 이행 강제 가능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사용자가 대항노조를 설립해 체결한 단체협약은 무효이며, 적법한 노동조합의 과거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교섭 요구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에버랜드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사진=삼성물산)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이행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물산(028260) 리조트부문(에버랜드)은 에버랜드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가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에버랜드노조는 2011년 6월 설립됐고, 금속노조 산하 삼성지회는 같은 해 7월 설립됐다. 대항노조는 사용자가 진성 노조의 설립이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립·운영하는 노조를 뜻한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노조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반면 금속노조 삼성지회와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회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회사에 매년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지회에 교섭권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지회는 에버랜드노조가 ‘어용노조’라며 삼성물산을 상대로 단체교섭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노조의 교섭 요구사안 중 일부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소급해 준수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임금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변경해달라는 것으로 법률상 근거가 없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에서 금속노조 승소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노조가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기준을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승인하는 단체교섭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단지 단체협약 시행된 이후에도 일하고 있는 근로자에 대해 효력이 생길 뿐”이라며 “금속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과거 근로관계에 관한 것만이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 측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과거 근로조건에 대한 지회의 교섭 청구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회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적법하게 교섭을 요구했으나 대항노조인 에버랜드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교섭권이 보장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2심이 기존 단체협약의 효력과 무관하게 과거 근로조건에 대한 교섭권이 인정된다고 본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에서 대항노조인 에버랜드노조와 회사가 맺은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어 회사에게 과거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교섭 의무가 있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노동조합이 설립된 경우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며 “해당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확인했다.

특히 과거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교섭 권리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기존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적법하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 보장되지 못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존 단체협약의 개정, 폐지, 승인 또는 새로운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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