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또 공개매수 전 의심거래...SK디앤디 누가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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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5.10.02 07:20:04

SK디앤디 공개매수 발표 전 14% 올라..."미리 알았나"
''야금야금'' 사전 매집 정황 포착
이틀 전인 29일엔 9%대 주가 상승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종합 부동산 개발사 SK디앤디(210980)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하기 전부터 주가가 급등해, 일부 투자자들의 선행 매집 정황이 포착됐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호재 없던 SK디앤디, 공개매수 발표 전부터 ‘이상 급등’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 주가는 한앤컴퍼니의 공개매수 발표일인 1일 전 거래일 대비 13.23% 급등한 1만2670원에 마감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경영권 인수가와 동일한 1만2750원으로 책정됐다. 발표 첫날 시장 가격이 공개매수 조건까지 근접한 셈이다.

문제는 발표 전부터 SK디앤디 주가 동향이 심상치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만 해도 9930원 수준에 머물던 주가는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일에 1만600원까지 올랐다. 이어 29일에는 하루 만에 9.34% 뛰어 1만1360원으로 치솟다. 공개매수 발표를 앞두고 이미 누군가가 상당한 물량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린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것이다. 29일까지의 누적 상승률을 계산해보면 14%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 발표 전까지 뚜렷한 호재성 뉴스가 없었음에도 저 정도로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한앤컴퍼니의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며 “지난달 말부터 매집한 이들은 공개매수 발표일인 오늘만 해도 상당한 차익을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개매수 절차는 특성상 여러 단계에서 정보가 외부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공개매수 주관 증권사나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일정 시점부터 업무적으로 사전에 인지하고 접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개매수 계약은 최소 3~6개월 전에 체결된다. 이 과정에서 내부자 혹은 ‘준내부자(정보 접근이 가능한 외부인)’에 의한 정보 유출이 발생할 여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SK디앤디 외에도 공개매수를 앞두고 주가가 미리 움직인 사례는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경영권 분쟁이나 자진 상장폐지를 둘러싼 공개매수 과정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MBK파트너스가 다나와 운영사인 커넥트웨이브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을 때에도 발표 전 거래일에 2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하기 전날에도 13%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앤컴퍼니의 쌍용씨앤이(쌍용C&E) 공개매수 발표 전에도 현저히 매수세가 몰리는 정황이 포착됐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4조는 직무상 취득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보 유출과 거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수면 위로 드러나는 불공정거래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금융당국은 일부 사례를 적발해 수사에 넘기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2023년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과정에서 MBK 스페셜시츄에이션스 소속 직원과 자문 로펌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에 넘겨졌다.

최근에는 증권사 직원까지 조사 범위가 넓어졌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는 NH투자증권 본사를 이틀 연속 압수수색했다. NH투자증권이 상장사의 공개매수 주관사나 사무수탁기관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한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직접 해당 종목을 매매하거나 이를 외부에 전달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공개매수는 기존 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의의가 크다. 그러나 이 제도가 일부 내부자와 준내부자들의 부당이득 수단으로 변질되는 실정을 방치하면 시장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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