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우리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필리핀에 큰 `선물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6박7일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치고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우리 정부가 필리핀에 보일 가장 큰 `선물`은 대(對)필리핀 유뮤상 원조사업의 강화.
유상원조사업으론 남부 마닐라통근철도(South Manila Commuter Rail) 착공이 큼직한 사업이다. 아직 지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GSO(Gapan, San Fernando, Olongapo 등 도시명 앞자를 딴 것) 도로확장 및 준설사업도 추진중이다.
무상원조사업으론 정보기술(IT) 훈련원 개원, 미곡종합처리장 건립사업, 부수안가(Busuanga) 공항 개선 및 확장 등이 있다.
◇노대통령, 마닐라 철도사업 기공식 참석..사업 탄력 `기대`
특히 남부 마닐라통근철도 사업과 IT 훈련원 개원엔 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며, GSO 사업을 위한 시행약정과 차관계약 체결에도 자리를함께 한다.
남부 마닐라통근철도 사업은 마닐라 남부 칼루칸~알라방역간 총 36Km 구간에 통근철도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총 6468만달러를 투입, 철도를 보수하고 철도 차량을 구입하는 사업.
필리핀은 지난 2002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우리측에 요청한 뒤 2003년 6월 양국 정상회담 때 아로요 대통령이 재차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우리 정부는 그 해 12월 지원을 승인했다.
지난해 1월 정부협정이 체결된 이후 그해 5월 수출입은행이 필리핀 철도청(PNR)과 대외경제협력기금 3500만달러, 장기수출금융 1500만달러 등 모두 5000만달러의 혼합신용을 제공하는 내용의 차관계약을 맺었고 올해 3월엔 이 계약이 발효됐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가 철로주변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착수하지도 못한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에따라 수출입은행은 필리핀 정부의 구매자공급계약과 관련, 컨설턴트 고용계약에 대한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30억페소 규모의 이주자금 확보 대책을 수립중이므로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 때 우리측이 구매자공급계약을 승인해 줄 것과 기공식에 노 대통령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해 왔고, 우리측은 일단 기공식 참석까지 `OK`를 한 상태다.
노 대통령의 참석은 간단한 `기념행사`라기보다는 사실상 중단상태였던 마닐라 철도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필리핀은 주요 도시인 가판, 산 페만도, 오롱가포를 관통하며 마닐라와 클라크-수빅 경제특구를 연결하는 주요 간설도로의 일부 구간을 확장하고 교량 재건, 인근 하천을 준설하는 데에도 2200만달러를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지원 승인을 추진중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대 필리핀 EDCF 자금지원은 지난 10월 현재 총 7개 사업에 대해 승인기준으로 총 1032억원 규모. 전체 38개 지원대상국 가운데 필리핀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분야별론 교통·운송 부문이 7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력과 통신 등에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필리핀에 올해 380만달러의 무상원조를 했고, 특히 IT 훈련원 건설사업을 완료돼 노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향후 4년간 중기 무상원조 계획상 중점협력 대상으로 지정돼 무상원조는 현재보다도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比 국방부에 버스 기증
현대자동차는 필리핀 통합사관학교에 대형버스 8대를 기증하기로 했다.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도 제고하고 필리핀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란 설명.
노 대통령을 수행 방문중인 최재국 현대차 사장은 15일 오후 2시 마닐라호텔에서 아베리노 크루즈 필리핀 국방장관에게 증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기증되는 버스는 45인승 `에어로스페이스` 대형버스 모델이며 총 규모는 5억원 내외.
현대차는 "필리핀 군의 군용트럭은 15~20년전 구입한 것으로 노후화돼 교체 계획을 확정한 상태이며 이 교체사업 참여 등 현지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일본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 확대에 다양한 노력을 벌이겠다"고 전했다.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 강화
에너지·자원 분야에선 우리가 받는 쪽이다.
우리의 관심은 전력분야 협력 활성화와 금과 동 등 일반 광물자원 공동개발체제를 구축허는 것.
양국 정부가 에너지협력약정을 맺는 한편, 한국전력은 5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일리한 발전소 증설사업 협력 약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또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벽지 전화(電化)사업지원을 위해 한전과 필리핀 정부가 약정을 체결하며, 한전은 또 세부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60%의 지분을 갖기로 하는 등 참여를 약속할 예정이다.
광물분야 공동개발과 투자정보 교환 등을 위한 광물자원협력약정과 광업분야협력약정이 체결될 예정이며, 필리핀 가스사업 진출 및 필리핀 말람파야 가스전 지분 참여를 위해 한국가스공사, LG상사와 필리핀 석유공사(PNOC)도 약정을 맺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