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사망…100여명 부상으로 병원 이송
구단 단장 및 경기장 관계자 등 5명 체포
“인파 고려해 경기장 게이트 더 열었어야”
축구팀에 1년간 무관중 경기…벌금부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엘살바도르의 한 축구장에서 12명이 압사로 숨진 가운데 축구팀 측에서 경기 관람권을 추가 판매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 20일 구조대원들이 쿠스카틀란 경기장 인근에서 부상자 등을 이송하는 모습. (사진=프란시스코 알라비 보건복지부 장관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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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검찰은 지난 20일 발생한 압사 사고와 관련해 축구팀이 경기 관람권을 추가 판매했다고 말했다.
검찰청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한 수사로 현재 5명을 체포했다”며 관련자들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체포된 이들은 사고 발생 경기장을 홈으로 둔 축구팀 알리안사의 단장과 관계자 3명, 경기장 직원들로 과실치사상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20일 산살바도르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압사 참사가 벌어진 이후 경기장 모습 (사진=AF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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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당국은 사고 당일 수백 명의 축구 팬들이 티켓이 있음에도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게 되자 격분했다며 이들은 출입 게이트가 무너질 때까지 밀었고 사람들이 이 압력에 짓눌려 질식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인파를 고려했을 때 경기장 측에서 게이트를 더 열어야 했지만 이를 잠근 채 운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 게이트를 추가로 운영하지 않은 것도 질서를 무너뜨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살바도르 축구 연맹은 징계 위원회를 열고 알리안사에 대해 1년간 무관중 경기 징계와 3만 달러(약 398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맹은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경기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시즌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 지난 20일 한 시민이 산살바도르 쿠스카틀란 축구 경기장에 밖에서 압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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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일 오후 수도 산살바도르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프로축구 알리안사와 FAS 간 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관중이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무리가 닫힌 문으로 갑자기 모여들며 게이트가 부서졌고 사람들이 넘어졌다.
경기는 약 16분 만에 중단됐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등이 부상자를 돕기도 했다.
이 사고로 1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