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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금융판매업 종사자인 보험설계사다. 2019년 5월 고객 B씨가 아들 C군을 피보험자로 실손의료비보험과 어린이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이륜자동차 등을 계속 사용하게 된 경우 보험사에 알리도록 했다.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다 발생한 상해사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C군은 2021년 11월 26일 전동킥보드를 구입해 운행 중 넘어져 폐쇄성 요골머리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B씨, 다른 보험설계사 D씨와 공모했다. 전동킥보드 사고는 보험금 지급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고 내용을 조작하기로 했다.
A씨는 2021년 12월 28일 보험사에 상해 원인을 ‘넘어져서 다침’으로 허위 기재했다. 응급초진차트도 일부러 누락시켰다. 이런 방법으로 보험사를 속여 상해입원치료비 76만6381원, 비급여주사비 38만4464원, 수술비 159만원 등 총 274만845원을 받았다.
1심은 A씨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설령 보험금이 정상 지급되는 상황이라 해도 상해 발생원인을 허위로 기재하고 응급초진차트를 누락시킨 행위는 사회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기망행위”라고 밝혔다.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특별약관은 ‘이륜자동차’ 운전 중 발생 사고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했다”며 “보험사는 피보험자에게 전동킥보드 운전 중 사고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이를 설명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특별약관에 따라 보험금 지급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가 보험사를 기망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검사가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A씨는 B씨, D씨와 공모해 보험사고 원인을 허위로 기재하고 응급진료차트를 일부러 누락시켜 보험금을 청구했다”며 “이런 행위는 사회통념상 권리행사 수단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설령 보험사가 B씨 등에게 전동킥보드 사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도 그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보험사의 설명의무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사고 내용을 허위로 기재하고 관련 서류를 누락시키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 범위를 벗어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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