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4분기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성장의 온기가 내수와 가계로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면서 소비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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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뉴스심리지수(NSI)는 95.34로 전월(99.39)보다 4.05포인트 하락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급락했던 지난 3월(92.8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장기 평균인 100을 밑돌았다.
뉴스심리지수는 경제 관련 뉴스의 긍정·부정적 표현을 인공지능(AI) 언어모형으로 분석한 지표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과거 평균보다 긍정적인 뉴스가, 밑돌면 부정적인 뉴스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뉴스 빅데이터가 경제 주체들의 심리 변화를 즉각 포착하는 특성이 있어, 설문 기반의 공식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CSI)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는 중동전쟁 여파로 뉴스심리가 급락했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호황과 성장률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반의 뉴스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 1월(114.68)과 지난해 같은 달(111.67)보다도 각각 19.34포인트, 16.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10월 뉴스심리지수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산업 부문과 금융·가계 등 다른 경제 부문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 조선·플랜트 수주 확대 등으로 산업 관련 뉴스는 긍정적이었지만 금융시장과 가계·부동산, 거시경제 관련 뉴스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 등이 경제 전반의 뉴스심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둘러싼 뉴스에서도 이러한 온도 차가 확인됐다.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민간소비는 0.2% 감소하면서 성장률 호조보다 내수 부진에 주목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컸다. 최병재 한은 통계연구팀장은 “3분기 성장률 자체는 좋았지만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세부 지표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며 “소비 부진에 주목한 뉴스들이 나오면서 거시경제 관련 뉴스심리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은, 4분기 소비 반등 기대…전문가들은 회복 강도에 신중
한은은 3분기 민간소비 부진이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은 만큼 4분기부터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파업에 따른 자동차 생산·인도 차질이 해소되면서 자동차 판매가 정상화되고, 반도체 기업들의 배당과 내년 초 성과급 지급 등이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도 소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회복의 온기가 일부 업종과 가계에 집중되고 금리 부담과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분기에는 소비가 다시 증가하고, 정부의 확장적 정책 기조 등에 힘입어 올해 소비 증가율도 2%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가 일부 업종에 집중돼 있어 소비 회복 효과가 모든 가계로 확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소비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 부담과 완만한 고용시장 회복 기조 등 구조적 제약 등을 고려할 때 반등의 힘은 미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은 연말 소비 회복의 걸림돌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반도체 호황의 소비 진작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겠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청년 고용 부진, 부동산 세금 등을 고려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연말 소비 시즌에도 민간소비가 극적으로 증가할 만한 경제 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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