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83인은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5점 척도 질문에 평균 2.61점을 줬다. 지난해 진행된 34회 설문에서는 2.88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보다 낮아진 모양새다.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금리 하락 기조로 돌아선 덕분에 PF에서 시장에 타격을 줄 큰 문제가 터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응답자를 직군별로 살펴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2.23점을 줬고, 채권매니저가 2.68점을 줬다. 채권브로커와 연기금공제회 등이 포함된 기타응답자는 3.19점으로 비교적 높은 우려를 드러냈다.
다만 부동산금융 건전성 부담 수위를 평가하는 질문에서는 전체 응답자 평균이 3.91점을 기록했다. 큰 위기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시장에 높은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직군별로는 CA가 3.91점을, 채권매니저가 3.82점을 줬다. 기타응답자는 4.11점으로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PF 문제가 완전 진압되기까지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진행하는 1차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익스포저는 216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연체·연체유예·만기연장 3회 이상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되는 사업장도 33조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하반기 중 2차 평가 결과를 열어보면 부동산PF연체율이 더 올라 있을 가능성도 높다.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2022년 1.19% △2023년 상반기말 2.17% △2023년말 2.7% △지난 6월말 3.56%를 기록했다.
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당장 큰 문제가 터질 것은 없더라도 계속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부실을 유예해둔 기간이 너무 길었다. 제대로 된 정리는 없고 시간만 벌자는 인식으로 구조조정이 이연된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PF 문제가 완전히 가라앉으려면 수년은 더 걸릴 수 있고, 그 안에 다른 리스크가 겹치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동산 PF 우발채무로 인한 신용 리스크가 가장 높은 업종을 묻는 질문에서는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이 108표(59.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부동산신탁사(49표·26.8%), 건설사(14표·7.7%), 증권사(12표·6.6%)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제2금융권에 대한 우려 수위가 상당히 높은 분위기다. 34회 SRE에서는 제2금융권(104표·59.1%), 건설사(36표·20.5%), 증권사(23표·13.1%), 부동산 신탁사(13표·7.4%) 등이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