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무 번째 신약인 종근당(185750) ‘듀비에(성분: 로베글리타존)’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안전성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며, 업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2월 출시된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의 매출액(원외 처방실적 기준)은 첫해 66억원을 달성한 후, 이듬해 100억원을 돌파해 최근 3년간 200억원 내외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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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제품으로 연 매출액 200억원은 국내 신약 ‘톱10’에 무난히 포함되는 수치다. 복제약이 주류를 차지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그만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성적이다.
듀비에의 성공비결은 안전성에 있다. 듀비에는 췌장에서 인슐린을 강제로 분비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둔 게 특징이다. 췌장에 큰 부담이 없으며, 저혈당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장기의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진 제2형 당뇨병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근당은 2004년부터 총 10개의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듀비에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입증했다. 2013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승인을 단번에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식약처는 듀비에가 우수한 혈당 강하와 혈중 지질(저밀도지단백, 고밀도지단백, 중성지방) 개선 효과로 합병증 예방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역설적으로 안전성 때문에 듀비에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일각에서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의 심혈관계 질환 부작용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해당 약물의 처방을 제한했다. 국내에서도 사실상 시장퇴출 조치가 있었다.
하지만 종근당은 듀비에에 대한 임상 결과를 믿고, 신약 개발을 이어갔다. 대반전은 출시 직전인 2013년 일어났다. FDA 자문위원회가 글리타존계 약물인 로베글리타존의 안전성을 발표한 것이다. FDA 자문위원회는 오히려 다른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심혈관계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며, 사용제한 완화를 권고했다. 종근당으로서는 천재일우가 된 셈이다.
이에 종근당은 듀비에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후속 임상으로 약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꾸준히 증명해왔다. 일례로 2016년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비알콜성지방간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지방간 개선을 입증한 듀비에 임상 결과를 내놨다. 앞서 2015년에는 유럽당뇨병학회에서 죽상동맥경화증 개선을 확인한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해외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듀비에의 대사증후군 개선효과를 입증한 논문은 2019년 유럽당뇨병학회에서 발표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SCI급 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그리고 대사(DOM)’에 게재되며 호평을 받았다. 2018년에는 듀비에의 강력한 항당뇨 효과와 적은 부작용 발현을 구조적으로 규명한 연구결과가 영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오르기도 했다.
종근당은 만족하지 않고 듀비에의 개선에 힘쓰고 있다. 듀비에의 복합제 개량신약 ‘듀비메트서방정’이 대표적인 예다. 듀비에의 주성분인 로베글리타존과 당뇨병 치료에서 1차 약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메트로포르민을 복합한 제품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듀비메트서방정은 로베글리타존과 메트포르민 두 가지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장기간 혈당관리를 해줄 수 있는 제품”이라며 “듀비메트서방정의 개발로 새로운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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