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은 최근 오렌즈 운영사 스타비젼 지분 49%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2대 주주인 PS얼라이언스(PSA)·펄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박상진 대표는 보유 지분(51%)과 경영권을 모두 유지하는 조건으로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에서 스타비젼의 기업가치는 6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른 매각 지분 가치는 3000억원대 수준이다. 스타비젼 창업주인 박 대표는 지난 2018년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보유 지분 51%를 1375억원에 매각했으나, 4년 뒤 PSA·펄인베 컨소시엄과 함께 팔았던 지분을 2100억원에 되사왔다. 박 대표는 기존에 보유하던 49%에 되사온 지분 중 2%를 더한 5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PSA 컨소가 4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스타비젼은 지난 2007년 안경사 출신인 박 대표가 설린한 콘텍트렌즈 회사 ‘닥터아이’가 전신이다. 2008년 컬러렌즈 전문 오렌즈(OLENS) 온라인몰을, 2011년부터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2014년엔 선글라스 브랜드 카린(CARIN)을 런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오렌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로, 전국 350여개 매장과 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스타비젼의 맞수로 불리는 인터로조(119610)가 한때 1조원대 매각을 추진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불린다. 스타비젼은 인터로조와 달리 비상장사인데다, 인터로조가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된 사이 스타비젼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타비젼은 창업주가 이미 지분 거래를 수차례 해본 경험이 있어 M&A 파트너로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피피비스튜디오스·비젼사이언스 등 IPO 시동
‘장원영 렌즈’로 유명한 ‘하파크리스틴’ 운영사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지난 2023년 국내 사모펀드 비전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됐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가 경영권 지분 42%를 확보했고, 제이더블유앤파트너스·조이 워리어 등이 나머지 10% 지분을 나눠 인수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LB인베스트먼트(309960)는 2022년 피피비스튜디오스 경영권 지분을 400억원에 인수했다가 1년 만에 비전에쿼티파트너스 등에 약 600억원에 매각하며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지난 2011년 홍재범 대표가 설립했다. 창업 초기엔 1020 여성 의류 판매 사업을 주력으로 했으나 2022년부터 렌즈 사업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장원영 렌즈로 알려진 하파크리스틴은 미국·일본 등 전세계 7개국 매장을 운영 중이고, 또다른 렌즈 브랜드 ‘츄렌즈’ 역시 일본 등 4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이후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컬러렌즈 OEM(주문자위탁생산) 기업 비젼사이언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동종업계 기업을 연달아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노렸다. 피피비스튜디오스와 비젼사이언스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의도다. 현재 비젼사이언스는 신한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신한제10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 중이다. 비젼사이언스의 예상 기업가치는 1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화장품과 미용 의료기기, 렌즈 등 국내 미용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면서 경영권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상장 추진 중인 비젼사이언스의 완주 여부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