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도 빡빡해" 10% 금리에도 희망적금 깨는 청년들

서대웅 기자I 2023.06.21 09:35:59

10만원 미만 납입 해지율 49%
고물가·고금리에 저축여력 급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최고 연 10% 금리를 주는 정책 상품인 ‘청년희망적금’ 중도 해지자가 7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청년들의 저축 사정이 나빠지며 가입자 4명 중 1명이 적금을 해지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제출한 ‘청년희망적금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중도해지자는 68만4878명이었다. 상품이 출시된 지난해 2월 최초 가입자가 289만5546명인 점을 고려하면 중도해지율이 24%에 이른다.

청년희망적금은 문재인 정부 당시 총급여 3600만원 이하 만 19~34세 청년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출시됐다. 만기 2년 동안 매달 50만원 한도로 납입하면 정부 지원금까지 연 10%의 금리 효과를 누리도록 설계됐다.

금액별로 보면 저축 금액이 작을수록 중도해지율이 높았다. 10만원 미만 납입자의 중도해지율이 49.2%로 가장 높았다. 10만~20만원 미만 48.1%, 20만~30만원 미만 43.9%, 30만~40만원 미만 40.3% 등이었다. 50만원 한도를 꽉 채운 경우는 중도해지율이 14.8%에 그쳤다. 납입 여력이 되는 청년들이 저축을 이어갔다는 얘기다.

연령대별로도 나이가 낮을수록 해지율이 높았다. 가입 상한 연령인 만 34세 중도해지율은 21.2%인 반면 하한 연령인 만 19세는 27.9%를 기록했다.

해지율이 높은 것은 고물가·고금리에 청년들의 저축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출 변수가 많은 20~30대 급전 수요가 맞물린 영향도 있다. 정부 지원금이 만기 시 한꺼번에 지급되는 구조여서 이자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저축하면 최대 5000만원 가량을 모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에서도 적금유지율을 높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가입자가 급전 수요에 중도 해지하지 않도록 청년도약계좌와 연계한 적금담보부대출 운영, 햇살론 유스 대출 시 우대금리 지원방안 등을 내놓은 바 있다.

강민국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가 청년희망적금을 반면교사 삼아 청년의 실질적 중장기 자산 형성을 도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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