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심 3월 선고…운명 쥔 대법 판단 언제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 선고에 관심이 모인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과 맞물려 이 대표 항소심 선고도 3월 중으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만약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진행될 경우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간다. 대법원 판단이 언제 나오냐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온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이 대표 2심 선고 3월께 예상…대법 판단은 언제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지난 23일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첫 공판기일에서 “증인신문을 2월 19일까지 끝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6일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리를 종결짓는 결심공판에서는 검찰이 피고인에게 구형을 하고, 변호인의 최종 변론과 피고인의 최종 진술을 듣는다.

통상 결심공판 후 약 2주~4주 뒤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 2심 선고는 이르면 3월 중순에서 늦어도 3월 말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심 재판부가 지난 13일부터 오는 3월 12일까지 신건 배당을 받지 않고 이 대표 재판 심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3월 12일에 선고가 날 가능성도 있다.

공직선거법 270조 ‘선거범 재판 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에 따라 선거사범에 대한 1심 선고는 공소제기 후 6개월 내, 2·3심은 원심 판결 후 3개월 내 선고가 나야 한다. 규정대로 이 대표의 항소심은 오는 2월 15일 이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은 5월 15일 이전에 판결이 나야 하는 셈이다.

공직선거법 상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집행유예는 10년이다. 이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대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날 경우 그는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다만 2심에서 100만원 미만 벌금형이 선고되면 당장의 사법리스크는 벗어날 수 있다.

2심 선고 이후 대법 판단이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 법조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을 사법부 최대 과제로 삼아온 만큼 강행 규정을 준수해 6월께 확정 판결이 날 수도 있지만 어떤 재판부가 심리하는지에 따라 대법 결론이 늦게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6·3·3 원칙이 강행 규정이지만 훈시규정 정도로 보고 사문화됐다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대법원 판단이 5월 15일 이전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대선이 실시될 경우 대법원 입장에서도 30% 이상 지지를 받는 야당 대표의 정치 생명이 걸린 판결을 딱 잘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로펌에 근무하는 대법 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대법원장의 신속한 재판의지에도 선고는 재판부 의지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5월 15일 전후로 판결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조기 대선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사건의 최종 판단은 수년간 안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尹 탄핵 선고 3월~4월께…조기대선 시 李 출마 문제 없어

이 대표 재판 선고 일자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뜨거운 관심사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또는 기각 결정에 따라 조기 대선 날짜가 결정된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지만, 인용돼 파면이 결정될 경우 헌법에 따라 60일 내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에 법원의 이 대표 선고 시기는 여야 대권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이르면 3월 중 또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전에는 윤 대통령 탄핵안 인용, 기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 현재 잡힌 8차 변론 기일이 열리는 내달 13일을 끝으로 변론이 종료되면서 2월 말께 선고가 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채택되는 증인이 늘어날 경우 추가 변론 기일 지정에 따라 심판 지연으로 3월~4월 중에 선고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탄핵안이 인용된다는 가정 아래 탄핵심판 선고 일자와 관계없이 이 대표 조기 대선 출마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항소심 선고가 3월께 나온다고 해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출마 자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 대표가 만약 2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될 경우 피선거권 박탈이 유력한 후보가 대선에 나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