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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의 올댓 부동산] 미분양 옥석 가리기

성선화 기자I 2016.01.09 12:00:00
[김학렬 부동산 칼럼리스트]최근 부동산 뉴스 보면 미분양 관련 내용이 가장 많다. 부동산 거래가 크게 위축된 시기에, 대출규제까지 예상되는 시점이라, 미분양에 대한 기사가 더 부정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 미분양은 부정적으로만 봐야 하는 것일까? 미분양은 무조건 무시해야 하는 것일까?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다는데 왜 건설사들은 계속 분양을 하는 것일까?

몇몇 전문가들은 미분양의 원인이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완화 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무조건 분양만 하려 한다며 건설사를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그 주장은 기업활동의 기본적인 목적을 간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기업체라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미분양이 나는데도 공급할 이유가 없다. 건설사의 CEO가 되어보자. 분양을 했다. 아무리 싸게 분양을 해도 분양이 안된다. 그런 시장인데도 건설사가 정부만 믿고 계속 공급할까? 구매자가 없는 시장에서는 절대 분양을 하지 않는다. 기업체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존재 목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오해하고 있는 재밌는 사실이 있다. 분양을 했는데 1순위에 청약과 계약이 다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분양 완판이다. 일반인들이 볼 땐 당연히 최고의 분양 성과라고 판단할 것이다. 완판의 결과로 분양 담당자는 포상을 받을까? 문책을 받을까? 당연히 문책을 받을 것이다. 기업체 입장에서 보면 분양가 책정을 잘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인 분양 전략일까? 초기에는 미분양이 나고, 준공 전까지만 분양이 완료되면 된다. 따라서 미분양이라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미분양이 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가격이 너무 비싼 경우, 둘째 입지가 너무 안좋은 경우이다.

미분양이 날 정도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을 한 경우는 대부분 입지가 좋은 지역이다. 이 경우는 시간이 흐르면 미분양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가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다. 2008년 분양 당시에 반포동 내 평당 3천만원 이상은 부담스러운 분양가격대였다. 결국 입주 후까지 미분양이 남았다. 그러나, 입지가 우수한 지역이기 때문에 주변 시세가 오르면서 분양 완료는 물론 전세가가 분양가를 넘을 정도로 강남권 최고가 단지가 되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용인시와 고양시의 대형 평형 아파트의 경우 현재도 미분양인 채 남아있다. 입지 대비 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가격으로 미분양이 난 경우는 그 지역의 입지 가치와 소비자들이 수용 가능한 가격대를 고려하여 매수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입지의 미분양도 검토해 볼만하다. 특히 강남권까지 연결되는 전철망이 개통되는 곳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2월 신분당선이 연장개통되는 용인, 수원의 경우 역세권에 미분양 물량이 있다면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분양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무조건 무시하기보다는 오히려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실거주층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좋은 입지의 미분양이라면 말이다.


▶김학렬 ‘흔들리지마라 집 살 기회는 온다’의 저자는 15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국내 최고의 조사기관에서 부동산조사본부 현직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또 서울, 경기, 인천 18개 지역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한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여러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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