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아기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거나 얼굴이 까맣게 질리는 증상, 즉 ALTE(Apparent Life-Threatening Event)의 절반 가까이가 생후 1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LTE가 반복되면 특별한 원인 없이 12개월 미만의 아이가 급작스럽게 숨을 쉬지 않는 상태에서 발견되는 영아급사증후군(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일 사단법인 한국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여향 교수팀이 8년간(2005년1월∼2012년12월) ALTE 진단을 받은 12개월 이하 영아 29명(남아 16명, 여아 13명)의 여러 특징들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소개됐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ALTE 진단을 받은 아기의 48%는 생후 1개월 이내였다. 다음은 생후 2개월(21%), 3월(17%), 4개월(10%), 8개월(4%) 순서였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ALTE 아기 12명(41.4%)은 조산아(이른둥이)였고, 8명(27.6%)은 저(低)체중아였다”며 “15명(51.7%)은 첫째 아이였고, 어머니의 흡연력ㆍSIDS 가족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ALTE 아기에게 나타난 가장 흔한 증상은 무호흡(69%)과 피부색 변화(58.6%)였다. ALTE를 일으킨 원인으론 호흡기 감염 등 호흡기 질환이 가장 많았다(13명, 44.8%). 다음은 경련성 장애 등 신경학적 이상(4명), 감염(3명) 등의 순이었다.
ALTE 아기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8일이었다. 최장 38일간 병원에서 지낸 아기도 있었다. 20명은 병원에서 ALTE 증상이 재발했고 2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중 한 명은 입원 25일 뒤 연쇄상구균 감염에 따른 수막염으로 숨졌다. 다른 한 명은 입원 18일 뒤 사망했으며 사인은 불명이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4명은 퇴원 후 재발했고 4명은 나중에 발달 이상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ALTE 아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국내 첫 논문이다. ALTE는 미국에서 1986년 처음 규정된 병이다. 외국 연구에선 ALTE의 주 원인으로 호흡기 감염, 신경학적 이상, 선천성 심장 기형, 아동 학대 등이 꼽혔다. 또 ALTE 진단을 받은 상당수 영아가 수면 중 무호흡 장애를 보였다.
ALTE가 재발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두세 번 반복되면 SIDS 등 아기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ALTE가 SIDS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연계될 순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SIDS로 인한 사망자수는 88명. SIDS는 임신 37주 미만의 조기 출산 미숙아나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오랜 치료를 받은 아기, 선천적인 기형이 있는 아기에게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엎드려 재우거나 푹신한 이불을 사용했을 때 아기가 잠을 자다 숨이 막힐 수도 있다. 임신 중 산모의 잦은 흡연이나 음주·영양 부족 등이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의학회는 “아기는 똑바로 눕혀서 재워야 하고, 너무 푹신한 이불보다 약간 딱딱한 이불이 낫다”며“뒤통수를 예쁘게 만들어주고 심장을 튼튼하게 해 준다며 아기를 엎어 재우는 부모가 있는데 엎어 재우는 것은 SIDS 유발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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