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수십억원의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달아났던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출신 조양은(63)이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리핀 관계 당국과 공조해 26일 오전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 건물에서 조양은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조양은은 이르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된다.
조양은은 2010년 8월11일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며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하는 수법으로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양은은 2011년 6월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도피한 바 있다.
2년여 만에 필리핀에서 붙잡힌 조양은은 1970년대 한국 주먹계를 주름 잡았던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이끈 거물 폭력조직의 우두머리 출신으로 유명하다.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은 뒤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1995년 만기 출소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으나 그 뒤 금품 갈취, 해외 원정도박 등이 이어진 것이다.
양은이파 보스였던 조양은은 1975년 일명 ‘명동 사보이 호텔 기습사건’으로 신상사파를 밀어내고 서울 주먹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1978년 순천, 광주, 대구 등의 세력을 규합해 ‘양은이파’를 만들었다. 이때 김태촌의 ‘서방파’, 이동재의 ‘광주 OB파’와 함께 전국 조직폭력 계를 삼분했다.
1980년 전두환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사회 정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직폭력배 단속에 나섰고 조양은을 비롯한 이들 세력은 크게 위축됐다.
조씨는 1995년 만기출소한 뒤 수감생활 중 소개받은 17세 연하의 동시통역사와 결혼했고 1996년에는 자신의 일생을 담은 영화 ‘보스’를 제작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1996년 억대의 스키 회원권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2년형을 선고 받았고 2001년에는 상습 도박혐의로 10월형을 언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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