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경제·안보 협력 강화

황병서 기자I 2025.11.02 14:31:22

수교 50주년 맞아 양국 전방위 협력 강화
‘디지털 협력 MOU’ 등 4건 양해각서 체결
李 “싱가포르, 한반도 평화 위한 韓 노력 지지”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방산기술 공동연구에서 디지털 협력에 이르기까지 안보·경제·역내 평화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한국을 공식 방문한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가졌다. 웡 총리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대통령과는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PEC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이날 양 정상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함께 대응하고, 첨단기술 협력과 인적교류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국제질서의 불안정과 기후변화, 초국가범죄 등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정치·안보 △경제 △녹색경제·에너지 전환 △첨단기술 △인적교류 △지역·국제 현안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담 직후에는 양 정상 임석 하에 △디지털 △문화·체육 △녹색·디지털 해운항로 △인사행정 등 4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안보 분야에서 양국은 방산기술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싱가포르의 방산물자 다변화 과정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해 디지털·금융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인적교류 분야에서는 교역·투자 활성화와 함께 한국산 농식품의 수출 확대가 논의됐다. 양국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과 한·싱가포르 FTA를 통해 역내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제주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을 처음으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검역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 농식품의 세계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K-콘텐츠 산업 등에 대한 싱가포르의 투자가 확대돼 혁신산업 분야에서 동반성장을 이루길 희망했다. 이에 양 정상은 호혜적이고 전략적인 투자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에 체결된 디지털 협력 MOU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공동연구, 기업 간 교류를 촉진해 혁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전환과 녹색경제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원자력 협정 추진과 인적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원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제 물류·해운 강국인 양국은 녹색·디지털 해운항로 구축 협력 MOU 체결을 통해 해운 분야 탄소 감축과 디지털 전환에서도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문화·체육 MOU를 바탕으로 관광·교육·스포츠 등 국민 간 교류도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웡 총리가 지난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전폭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웡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웡 총리와의 오찬에서 “중견국 혁신 강국인 우리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두운 밤하늘의 별 같은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웡 총리는 “불확실성이 넘치는 이 시대에 아시아에서 떠오르는 두 별이 싱가포르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50년은 더 공고해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 아래 지난 8월 베트남 당서기장 방한에 이어 두 번째 아세안 국가 정상의 방한”이라며 “아세안 첨단기술·규범 선도국인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통해 역내 무역 자유화, 디지털 경제, 에너지 전환 등 아세안 경제협력을 주도할 기반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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