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 작품이 2시간 가까이 끌고 가야 하는 장편영화라는 점이다. 구두쇠인 아버지와 뻔뻔한 고교생 아들이 아래층에 세 들어 살게 된 여자(이혜영)를 동시에 넘보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내용이 이야기의 전부인 이 영화에선 시종일관 개그가 연기를 대신하고 해프닝이 스토리를 대체한다. 얼기설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에피소드 속에서 그나마 정점을 이루는 종반은 돈 2억원이 모든 갈등을 단숨에 해소하는 황당한 결말을 보여주며 쓴 웃음을 선사한다.
섹스 코미디일수록 등장인물이 징그럽게 느껴져서는 곤란한 법인데, 이 영화의 조연 캐릭터들은 종종 혐오감까지 준다. 여주인공 이혜영은 극중 모든 남자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매력을 드러내지 못한다. 두 차례에 걸친 그의 술주정 연기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어찌 보면 장난 같고 또 어떻게 보면 강박 같은 이 영화에서의 연기를 보고 난 뒤에도 백윤식과 봉태규가 뛰어난 개성을 지닌 좋은 배우라는 판단을 수정할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이젠 두 연기자가 제대로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만큼은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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