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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수 늘리는데만 혈안…'확장→상생' 경영전략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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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6.10.12 05: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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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②
명륜당 사태로 본 프랜차이즈 구조적 모순
점포 늘면 본사 이익 커지는 구조
경기 불황, 본사발 리스크에 취약
생존율·폐업률 중심 성과지표 필요
분쟁조정·양도양수 지원도 강화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경기 남양주의 한 명륜진사갈비 매장. 약 70평 규모의 홀과 셀프바를 갖춘 이곳 매장 점주는 매출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메뉴를 보강하고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1시간 더 늘렸으며, 5~6개월 전부터는 배달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가맹본부의 대출 논란 이후 월 매출이 반 가까이 줄었다.

결국 점주는 최근 매장을 내놓았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점주 김모씨는 “매장을 내놓았지만 인수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며 씁쓸해 했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명륜진사갈비 한 매장 모습. 금요일 저녁 시간에도 불구하고 매장이 한산하다. (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명륜진사갈비 한 매장 모습. 금요일 저녁 시간에도 불구하고 매장이 한산하다. (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신규 출점에 기댄 성장의 역설

고기뷔페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운영사 명륜당)를 둘러싼 논란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고질적인 구조적 모순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명륜당 사주 일가와 연결된 대부업체 부당지원 및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시정명령과 총 148억 7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일선 점주들의 생존권으로 직결되고 있어서다.

공정위 심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산업은행 등에서 연 3~6% 수준으로 조달한 저리 정책자금을 계열 대부업체 14곳에 대여했고, 이 대부업체들이 다시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연 12~18% 금리의 창업·인테리어 대출 재원으로 활용했다. 명륜당이 이 과정에서 대부업체들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두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시각이다.

그동안 국내 프랜차이즈의 성장 공식은 ‘가맹점 확대’에 맞춰져 있다. 점포를 빠르게 늘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구매 및 물류 규모를 키워 본사의 이익을 도모하는 한국만의 독특한 구조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다수가 초도가맹금, 로열티를 받지 않거나 최소화해 진입 문턱을 낮추는 대신 공급물품 등에 유통 마진을 붙여 회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은 특별한 기술 없이 낮은 비용으로 손쉽게 개업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번 명륜당 대출 논란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명륜당 사태를 계기로 가맹본부의 성장 방식과 계열사 거래, 점주 보호 체계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본사 리스크와 매출 부진에 갇힌 점주의 이중고

명륜진사갈비의 한 가맹점주는 본사의 자금 대여 논란을 두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본사를 둘러싼 논란이 소송전으로 번져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면 영업 중인 점주들에게도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다.

설상가상으로 영업 현장은 외부 환경의 급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장기 불황과 소비 침체에 더해 주변 경쟁 점포 난립, 회식 문화의 패러다임 변화(저녁 회식 소멸 및 점심 위주 전환) 등은 본사 리스크와 맞물리며 가맹점에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명륜진사갈비의 가맹점 평균 매출은 2023년 9억 4235만원에서 2025년 7억 3080만원으로 22.4% 감소했다.

가맹점 폐업도 늘고 있다. 가맹점 계약해지 건수는 2023년 25개에서 2025년 77개로 늘었다. 신규 출점도 줄면서 가맹점 수는 2024년 603개에서 현재 460개점으로 급감했다.

“점포 수 아닌 생존율이 핵심 경쟁 지표돼야”



전문가들은 이번 명륜당 사태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스캔들이 아니라, 외형 확장에 치우친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박주영 숭실대 교수는 “본사의 성과 평가 기준을 무리한 신규 출점과 매출 규모 중심에서 벗어나, 가맹점 생존율과 폐업률을 핵심 성과지표로 삼고, 수익 구조와 필수품목, 출점 전략, 리뉴얼 정책 등을 점포 생존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점포 수를 늘리는 것보다 기존 점포가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진단이다.

본사발 리스크로부터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분쟁조정 메커니즘과 벼랑 끝에 몰린 점주들의 연착륙을 돕는 정교한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도양수 과정의 지원 장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교수는 “본사의 성장과 점주의 생존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점포의 지속 가능성을 경영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제 프랜차이즈 산업이 ‘확장’에서 ‘상생과 생존’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꿀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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