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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폭력법' 표류 장기화…관계기관 공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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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6.08.31 0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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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관계 살인 전체 3건 중 1건 달하는데
교제폭력 입법공백 피해보호 한계
성평등부, 경찰·법원·검찰 공동 논의 가교 놔
해외 사례 등 세미나서 다양한 사례 제시하고
여성폭력 정책협의체 공동대응도 강화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정부는 성평등가족부를 중심으로 별도 입법 없이 교제폭력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교제폭력을 다룰 법안이 2년째 마련되지 않으면서다.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은 경찰과 검찰을 거쳐 법원의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려 경찰의 피해자 사례관리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30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성평등부가 지난 28일 주최한 ‘제1차 관계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에서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모든 걸 시도해봤는지 의문”이라며 지적했다.

지난 28일 열린 ‘제1차 관계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에서 한민경 경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지난 28일 열린 ‘제1차 관계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에서 한민경 경찰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실제로 한 교수가 경찰청 범죄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살인기수 사건(실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 3건 중 1건은 배우자·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특히 강남 의대생 교제살인 사건을 계기로 각종 대책이 총동원된 2024년에도 사망률은 34.4%로, 2023년(35.1%)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각 기관은 저마다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대응했지만 교제폭력에 대응할 통일된 기준이 없어 한계는 뚜렷했다. 이는 ‘교제관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스토킹처벌법·가정폭력처벌법 등 다양한 법을 담당자 재량대로 적용하며 피해자를 보호해왔다.

올해 남양주 살인사건을 계기로 친밀관계 폭력 살인과 관련된 논의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성평등부는 각 부처 대응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던 해외 사례도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한 교수는 독일 제도를 예로 들면서 친밀관계 폭력 사건이 고위험으로 분류되면 경찰서가 아닌 시·도 경찰청 단위로 이관해 관리토록 한다고 지적했다. 퇴거명령이나 접근금지는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경찰이 최대 2주까지 결정할 수 있다. 가해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된 뒤에는 경찰이 피해자 신변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성평등부는 관계부처들과 이러한 대안을 나누면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향후에도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한 교수는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경찰과 법원 실무자는 서로의 상황을 몰라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며 “관계기관들이 꾸준히 공론장을 마련하면 장기적으로는 교제폭력 입법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세미나 외에도 지난달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관계부처TF를 출범 시켰다. 원민경 장관이 경찰청, 법무부와 법원행정처의 협조를 얻고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출범한 덕이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에는 경찰과 공동대응체계를 만들기도 했다. 경찰서에서는 고위험 피해자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상담기관에서는 위험도가 낮은 피해자를 심리 상담하는 식이다.

원 장관은 “스토킹·교제폭력은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할 수 없어 관계기관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계기관이 현장 경험을 지속 공유해 사건 처리의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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