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옴부즈만·한국벤처투자, 수장 없이 운영 중
대표적인 자리가 중소기업 옴부즈만이다. 옴부즈만은 규제개혁 기능을 담당하는 차관급 독립기관이다. 지난해 8월 전임 박주봉 옴부즈만이 임기 도중 퇴임하고 나서는 5개월 가까이 수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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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만은 중기부 장관 추천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위촉한다. 인사 시즌을 맞아 전임 이영 장관이 교체되면서 물밑에서 진행되던 옴부즈만 선임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다만 오 장관은 임명 직후 옴부즈만 선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장관이 조속히 옴부즈만 후보군 추천을 지시하면서 늦어도 오는 3월 내에는 새로운 옴부즈만이 위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의 젖줄 역할을 하는 한국벤처투자 역시 선임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유웅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임기 1년 2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한국벤처투자도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새해를 맞았다.
한국벤처투자는 벤처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투자촉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모태펀드를 민간펀드와 함께 운용하며 자금이 급한 벤처·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다. 오 장관이 여러 차례 강조한 ‘스타트업 코리아’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기관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최근 단행한 소폭 조직개편은 ‘유웅환 색 지우기’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 전 대표가 의욕적으로 내세웠던 ESG경영팀은 전략기획팀으로 흡수·통합됐다. 전임 대표의 색깔은 옅어지지만 새로운 수장이 없어 신년을 맞은 한국벤처투자의 방향성도 흐릿하다.
한국벤처투자는 옴부즈만과 달리 신임 대표 인선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조차 구성되지 않아서다. 정관에 따라 유 전 대표가 사임하고 나서 1개월 이내에 구성해야 할 임추위는 1월 중에도 구성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에나 신임 한국벤처투자 대표 윤곽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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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중기부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선도 오 장관이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인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이 올해 수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기관이다.
김용문 현 창업진흥원 원장은 지난 2021년 5월 취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4년 5월까지다. 창업진흥원은 예비창업자와 창업기업의 기술·서비스 혁신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그 역할을 인정받아 지난 2019년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에 근거한 법정기관으로 거듭났을 만큼 주요 산하기관이다.
2021년 6월에 취임한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역시 2024년 5월까지가 임기다. 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금융, 조세 뿐만 아니라 판로, 유통, 인력,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연구해 정책 입안을 지원한다. ‘전문성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오 장관으로서는 수장의 공백 없이 십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이상훈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은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코로나19 동안 보증공급을 확대하면서 2019년 22조원이던 보증규모를 43조3000억원(2023년)까지 두 배 가량 늘려 보증기관 중 규모 2위를 달성할 만큼 조직이 커졌다.
세 기관 모두 추천위원회 및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중기부 장관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오영주표 인사’가 조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