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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배달앱 규제라는 이름의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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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기자I 2026.09.14 05: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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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생활경제부장]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을 열어 터치 몇 번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배달 시장이 요즘 시끄럽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히 을지로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을 위시한 정치권에서 배달앱에 칼을 겨누고 있다. “수수료 상한제를 법으로 못 박겠다”, “입점 업체들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겠다”, 심지어 “배달 라이더들의 근로자성까지 폭넓게 인정하겠다”고 한다.

[데스크칼럼]배달앱 규제라는 이름의 부메랑
국회는 배달비·수수료·광고비 합계를 주문 매출의 15% 이하로 묶는 법안을 쏟아내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세해 규제의 압박을 높이는 모양새다. 먹고 살기 힘든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워준다는 명분이다. 돈 많이 버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팔을 비틀어 힘없는 자영업자를 돕겠다는건데, 취지만 보면 참 그럴싸하다.

하지만 시장이라는 건 그렇게 정치인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점토가 아니다. 이익의 크기를 억지로 누르면, 그 압력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곳으로 터져 나오게 돼 있다.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온갖 규제로 발목을 잡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우선 수수료 상한제를 보자. 플랫폼 기업은 자원봉사 집단이 아니다. 법으로 수수료를 묶어놓으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볼까? 당연히 다른 구멍을 찾는다. 수수료를 묶는 대신 배달비를 올리거나 무료배달 프로모션을 거둬들인다. 결국 배달비 상승은 소비자의 외식 소비를 위축시켜 영세 식당 매출을 곤두박질치게 만든다.

실제 해외 실패 사례가 이를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시절 미국 뉴욕시나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일부 도시들은 자영업자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강력하게 도입했다. 위스콘신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수수료 상한제 시행 후 배달 주문은 평균 6.8%, 개인 음식점 순매출은 3.9% 줄었다. 플랫폼들이 생존을 위해 배달료를 올리고 무료배달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결국 상한선을 기존 23%에서 43%로 대폭 완화했고, 샌프란시스코 등은 아예 제도를 폐지했다. 스페인 역시 ‘라이더법’으로 플랫폼에 고용 책임을 지웠다가 일자리가 줄고 배달비가 오르는 풍선효과만 겪었다.

입점업체 단체교섭권이나 라이더 근로자성 인정 문제도 마찬가지다.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이들의 집단 행동과 비용 청구권을 보장해 주면, 플랫폼이 감당해야 할 인건비와 운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기업들은 이 비용을 메우기 위해 수수료나 배달비를 다시 올리게 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영세 가맹점과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방치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처방이 정교해야지, 무조건 규제의 칼을 휘두르는 건 어리석다. 획일적 가격 통제가 아닌 실질적인 ‘경쟁의 틀’을 짜거나 수수료와 광고비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 불합리한 비용 전가를 막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다.

정치가 경제를 이기려고 하면 시장은 왜곡되기 마련이다.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선의가 악한 결과를 낳지 않으려면, 징벌적 규제보다 시장이 스스로 숨 쉴 수 있게 만드는 정교한 제도적 인프라와 경쟁의 판을 설계하는 게 훨씬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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