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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I/O 2018] 축제의 한 장면 같았던 구글IO 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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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18.05.09 07:49:30
[마운틴뷰(美 캘리포니아)=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세계 최대 IT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가 열린 8일(현지시간) 쇼라인엠피씨어터(Shoreline Amphitheatre) 앞은 아침부터 교통 체증으로 시달렸다. 행사 요원들이 군데군데 길을 막고 차들의 진입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전세계 7000명의 개발자가 몰리는 거대 행사다보니 주변 길은 차들로 가득 찼다.

구글IO의 개막행사 격인 기조연설(키노트 스피치)가 2시간여나 남았지만 쇼라인엠피씨어터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안내요원은 “뱀처럼 길다”고 되뇌었다.

검색을 통과해 쇼라인엠피씨어터로 이동하는 길
예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구글IO 역시 방문자들의 보안 검색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금속을 탐지하는 게이트가 설치됐고, 진행요원들이 참석자들의 가방 안을 검색했다. 총 등의 위험물이 있을까봐하는 염려였다. 올해 두번째로 구글IO에 참석했다는 한국인 기자는 “작년에는 이렇지 않았다”면서 “유튜브 본사 총격 사건 이후로 보안 검색이 강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유튜브 본사 총격 사건은 ‘매우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비슷한 류의 총격사건이 또 일어날까봐 걱정이 구글 내에서도 크다. 수 차례 총격 사건이 반복된다면 구글 주변도 보안 감시가 철저해질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개방성’을 표방하는 구글 사옥에 무장한 경비원이 있으면 안된다는 염려도 있었다.

구글에서 수년간 일했던 직원은 “이러다 우리도 삼성처럼 되겠다”고 말했다. 이곳 직원들은 삼성을 굉장히 경직된 조직으로 여겼다.

행사장 안은 축제 같았다. 먹는 데는 에누리 없는 평소 구글의 스타일답게 어딜 가나 음료와 쿠키 등 먹거리가 넘쳐났다. 기자들을 위해 마련된 ‘프레스 라운지’에도 커피, 음료 등이 인심 좋게 쌓여 있었다. 누가 가져가든 무제한이었다.

미디어라운지에 쌓여 있는 도시락. 누구나 무제한으로 가져갈 수 있다.
8시30분 기자들에게 먼저 엠피씨어터 입장이 허용됐다. 방송사 기자를 필두로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기자들이 몰려갔다. 30분 뒤 일반 개발자들의 입장이 허용됐다. 이들은 1시간여를 원형극장 앞 관객석에서 앉아 기다렸다.

구글도 착석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간단한 음악 공연과 애니메이션 게임을 보여줬다. 음악 공연은 인공지능(AI)가 작곡한 음악이었다. 20여분간 AI가 작곡한 전자음이 들리는 동안 관객들은 사진을 셀카(셀피)를 찍었다. 그 순간을 즐기려는 생각이 역력해 보였다. 가끔은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파도타기도 일었다.

AI가 작곡한 음악을 즉석에서 틀어주는 장면
오전 10시가 되자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했다. 갈색 얇은 잠바를 입고 안경을 낀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환호하며 그를 맞았다. 7000여명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피차이 CEO는 기조 연설을 농담으로 시작했다. 그는 “우리 시스템에 큰 버그를 발견했다”고 운을 뗐다. 관객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어 피차이 CEO는 “우리 버거 이모티콘에 치즈가 잘못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것을 수정했다”며 “이후에 맥주 이모티콘에서 거품이 맥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해 물리학의 법칙을 이용해 수정했다”고 말했다. 좌중은 큰 웃음으로 화답했다.

햄버거 버그 농담을 건네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
피차이 CEO는 “이제 지난해 IO 이후 새로운 내용을 전달하겠다”며 본론에 들어갔다.

그는 “기술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와 함께 책임도 따른다”고 말했다. 진지한 분위기였다. 관객들과 환호하며 구글의 기술을 자신있게 펼쳐보였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어 그는 말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기술의 힘을 믿으며 모든 사람들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며 “하지만 기술의 진보와 함께 이러한 기술이 갖는 과제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기술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보를 평등하게 제공하겠다는 구글의 사명을 위해서라도 신중하게 (기술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의 말에 적지 않은 이들이 ‘페이스북’을 떠올렸다. 페이스북도 사용자들이 게시한 데이터와 개인정보로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이다. 그러나 캐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에 의해 사용자 정보가 유출된 게 확인됐고 선거 유세에 이용된 정황이 발견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순다 피차이 CEO
피차이 CEO는 기술의 힘으로 기술이 가진 결점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공지능(AI)가 그 예다. 그는 AI를 통해 구글 제품 사용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자신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다거나, 의학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일도 AI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키노트 스피치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구글 내 제품 개발 책임자가 나와 구글의 새 제품과 기능을 소개했다. 못봤던 기능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주변 새 소리까지 어우러지면서 쇼라인엠피시어터는 기업 행사장이 아닌 관광지 축제 장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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