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저점 예견했던 낙관론자들의 `변심`

김윤경 기자I 2009.08.24 10:06:49

그랜덤 "주가 고평가.. S&P500 적정가치 880"
다다 "내년 이후 연준 긴축정책 나설 가능성"
그랜디치, `3월 저점~리먼 이전 고점` 박스권 예상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지난 3월 뉴욕 증시의 반등을 점쳤던 낙관론자들 일부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주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당시 시장이 패닉에 휩싸여 있을 때 낙관론, 바닥론을 견지한 시장 전문가들은 소수였다. 낙관론자로 알려져 있던 이들마저 투자자들에게 주식 시장을 떠나라고 말했다.

▲ 제레미 그램덤 GMO 회장
하지만 지난 3월10일 `겁에 질려 있을 때 다시 투자하라`는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30% 저평가됐다며 투자자들의 매수를 불러 일으켰던 제레미 그랜덤 GMO 회장은 결과적으로 정확한 예측을 한 셈이 됐다.

그의 3월 보고서 이후 시장은 급반등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주 1026.13을 기록, 3월9일 기록했던 12년 반만의 저점 대비 52%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0월6일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3월 저점 이래 45% 치솟았다.

그러나 그랜덤 회장은 기업 실적과 역사적인 주가이익비율(PER)을 기반으로 할 때 S&P500 지수의 적정 가치(fair value)를 880으로 보고 있다고 지난 주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고평가된 주식의 시대에 이어 향후 7년간은 지지부진한 해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GMO의 벤 잉커 디렉터도 "지난 12년간 기업 이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던 두 차례의 버블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 다우존스 지수(左)와 S&P500 지수(右) 지난 3월이후 추이

 
3월 바닥론을 펼쳤던 MKM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증시에 대해선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이후까지 증시가 상승력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 2월24일 다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더 건설적으로 되어라"며 "지난 여름 주식이 약세를 가질 것이라고 보여줬던 몇몇 지표들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시장은 급반등에 따라 휴지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S&P500 지수는 1200~1300까지 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인상(긴축)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밝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약세론을 접고 `모멘텀에서 탈출하는 약세장`이란 보고서를 쓰며 낙관론을 펼쳤던 블루 마블 리서치의 비니 카타라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도 이제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카타라노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업 실적 추정치와 과거 PER에 비춰볼 때 S&P500 지수의 적정 가치는 945 가량"이라며 이르면 지수가 올 가을 빠르게 이 정도까지, 혹은 더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3월 저점까지는 후퇴하지 않을 것이며 조정은 약 10% 가량일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지난 3월 `안녕, 영원한 약세론자들`이란 보고서를 내며 증시 반등을 점쳤던 캐나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아고라컴의 피터 그랜디치의 경우는 다우존스 지수가 1만500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 수준보다 10% 가량 더 오르는 것.

그는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3월 저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이든 투자계층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며, 향후 수 년간 잃어버린 부(富)와 가계 부채가 주식 시장을 3월 저점과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고점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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