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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5感으로 즐기자] 비 오는 날 필요한 건…우산만이 아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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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07.06.28 10:10:00

오감으로 비를 즐기는 다섯가지 방법
후각·촉각·시각·청각·미각
커피·꽃·한옥·투명한 방·빈대떡…


 
[조선일보 제공] 해마다 돌아오는 장마인데도, 아니나 다를까 짜증부터 난다. 끈적한 바람, 후끈한 공기, 유난히 날렵해진 모기까지 물리치다 보면 땡볕 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보송보송한 가을이 벌써 그리워진다. '창 넓은 찻집에서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시집을 읽는다'는 식의 사치스런 감상은 허영일 뿐, 고단한 출근 길은 축축히 젖은 바짓단마냥 질척거릴 따름이다.

휴가까지 보름, 더위와 비에 지쳐 무거워진 눈꺼풀을 기분 좋게 깨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한도 끝도 없이 비 구경을 하다가 우울증에 빠지거나 우산을 집어 던지고 무모하게 빗길을 질주할 필요는 없다. '오직 감각을 충족시키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라던 한 프랑스 시인의 말처럼 '몸'을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단순함'으로 장마를 돌파해보자.

보고 듣고 먹고 느끼고 냄새 맡고…. 눈을 가리면 귀가 예민해지듯, 인간에게 주어진 '오감(五感)'은 뻥 뚫린 햇살보다는 적당히 어둡고 답답한 환경에서 더 활발히 작동하기 마련이다. '만성 저기압' 상태에서 향기는 더 빼곡히 깔린다. 천천히 내리는 '핸드 드립' 커피의 묵직한 향도 한결 기분 좋게 다가온다. 고소한 빈대떡 냄새 역시 더 적나라해진다. 퇴근길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들어간 허름한 '이모집', 기름에 지지는 두툼한 빈대떡은 비가 오면 왠지 더 맛있다.

'톡톡'에서 '쓰와쓰와'까지…가만히 듣고 있자면 조금씩 음색을 바꿔가는 빗소리도 장마철에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물기를 머금어 따가운 솜털을 살짝 접은 착한 풀과 나무들을 손 끝으로 툭툭 건들다 보면 유치한 노래 한 소절이 절로 나온다.

어둡고 칙칙해서 마음은 울적할지 모르지만 장마 한 철에만 느낄 수 있는 감각에 몸은 더 명랑해진다. 비 오는 날 '오감'을 가장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곳들을 [비, 5感으로 즐기자/하단링크]에서 소개한다.


::::: 비오는 날은 왜?

● 비 오는 날은 왜 빈대떡이 왜 더 맛있을까 => 넓은 지역이 저기압권에 놓이는 장마철에는 공기의 움직임도 비교적 적다. 음식의 향기가 날아가지 않고 한 곳에 머물러 식욕을 자극하게 된다.

● 장마철에는 왜 몸이 쑤실까 =>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몸이 쑤신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 비가 오면 왜 우울하고 더 졸립지 =>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는 우울증 환자가 많다. 장마철에는 햇빛의 양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는다. 빗방울 소리처럼 규칙적인 소리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 졸음을 불러온다.

● 비 오기 전 '비 냄새'는 뭘까 => '비 냄새'보다는 '흙 냄새'에 가깝다. 습도가 올라가면 흙이나 나무 뿌리 등의 냄새가 물기를 머금은 후 대기 중에 흩어진다. 아침 이슬 때문에 풀 냄새가 짙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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