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 역할해 온 반도체…"NDC 정책 지원 뒤따라야"

김소연 기자I 2025.11.18 05:00:20

[2035 NDC 쇼크]
탄소감축 목표 달성 위해 저탄소 기술개발 필수
기술개발·공정 최적화·실증 작업 등 이어져야
탄소감축에 막대한 자금 소요…재정지원 중요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한국이 추진하는 탄소 감축 목표가 과도하게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한다. 탄소배출이 많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계획은 매우 도전적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탄소 감축에 역할을 해왔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역할을 인정하고, 탄소감축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재무·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 (사진=연합뉴스)
17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35년 NDC 감축 목표를 53~61%까지 상향하기로 확정했다. 산업계는 과도한 목표치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많은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비중이 높은 편이다. 두 산업에서는 전력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간접배출)이 전체 배출량의 약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LG는 최근 계열사들의 탄소감축 결과와 실행계획을 담은 ‘넷제로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LG는 539만 톤의 탄소를 감축하며 배출량을 전년 대비 26% 더 줄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공정배출 비중이 많은데, 결국에는 기술력을 통해 이를 감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식각·증착·세정공정에서 사용하는 특수가스로는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 등이 있는데 온실가스 물질이다. 반도체 식각·증착하는 과정에서 불소 계열의 온실가스(F-gas)가 많이 발생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중 공정가스가 18%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해당 가스 자체를 파괴하거나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가스로 대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탄소 감축을 위해 해야 하는 수단은 비교적 분명하다”며 “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고, 실증 사업을 해야 한다. 현장에서 제대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현재 기업들은 이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R&D에 나서고 있다. 기술 개발 이후 공정 최적화 과정을 거쳐 기술에 맞는 실증 작업 등이 필요하다. 결국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과감한 전환 투자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짓고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탄소감축 목표까지 지키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도전적인 감축 목표로 산업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NDC 추진 계획이 매우 강력한 편”이라며 “이로 인해 산업 경쟁력을 잃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탄소감축 목표가 정해진만큼 기업들은 이를 따라야 하는 처지다. 다만 기업들의 투자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역시 병행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21년 정부가 NDC를 위한 기술 개발 지원 자금으로 2030년까지 6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예비타당성 검사 등을 거쳐 실제 기술개발 사업 지원금은 94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 교수는 “기업들을 위한 지원은 줄어들었거나 시기가 늦어지는 등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며 “NDC 목표를 맞추려면 저탄소기술에 대해 기업이 투자할 여건·여력이 중요하다. 결국은 기업들에 재무적인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