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국비지원 확대 목소리...재정부담 어쩌나

김은비 기자I 2025.11.11 05:14:00

농어촌 기본소득 국비 지원 확대될까…10%p 올리면 재정부담 25%↑
시범사업 지역 재정자립도 20% 내외로 낮아
국회 및 지자체서 국비 지원 확대 요구
정부서도 가능성 열어뒀지만
내년 예산 수백억원, 본사업 전환땐 조단위 증가 부담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국회 예산 심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열악한 지방 재정 여건을 감안해 국비 지원 비율을 올려야 한다는 국회의 지적이 커지면서다. 하지만 국비 지원 비율을 10%포인트 올리면, 정부 예산이 25% 늘어나 재정 부담이 커질뿐만 아니라, 향후 본사업으로 전환해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예산이 조(兆) 단위로 불어날 전망이어서 상향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7개 군 선정(사진=연합뉴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에 편성된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은 1703억원이다. 정부는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중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7개 지역에 내년부터 2년간 매달 15만원 상당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재원은 국비 40%, 지방비 60% 비율로 지원한다.

하지만 국회와 지자체에서 국비 지원 비율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 대상 지역이 대부분 재정자립도가 2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부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범사업 지역 7개 군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충남 청양군(21.6%)이다. 이어 △강원 정선군(19.2%) △경기 연천군(18.5%) △경북 영양군(15.4%) △경남 남해군(17.6%) △전북 순창군(15.0%) 등 대부분이 10%대에 머문다. 전남 신안군은 8.2%로 가장 낮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10% 내외 수준인 지역의 예산을 탈탈 털어 시범사업에 동참시키는 것은 지방소멸 극복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비·지방비 비율이 4대 6으로 돼 있는데 최소 5대 5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재정 여건이 취약한 지역이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부담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정부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증액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5일 “국비 비중 상향과 지역 확대 관련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간을 거쳐 정부 내에서 의논하고 보완하도록 노력해 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비 비율을 높일 경우 막대한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비 지원 비율을 10%포인트 올리면 예산은 25% 증가한다. 예를 들어 정부안(국비 40%)을 50%로 상향하면, 내년도 예산은 425억원 늘어난 2129억원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서는 국비를 50%에서 최대 100%까지 높여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범사업이 2년 뒤 본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소요 예산은 더 커진다. 시범사업 지원 대상은 현재 총 23만 명으로 전체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인구(약 272만명)의 8.4% 수준이다. 이를 69개 인구감소지역 전체로 확대하면 매년 투입되는 예산은 4조 9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부 재정 부담만 약 2조 원으로, 농식품부 연간 예산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규모다. 만약 전체 농어촌 인구(964만 명)로 확대할 경우 투입되는 정부 재정은 6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해수위는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 검토보고서’에서 “사업효과 및 재정 부담에 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재정의 집행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막대한 재정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성과 효과성 두 측면을 면밀히 살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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