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사회적 논의한다…與 "대법·헌재·野 의견도 들을 것"

한광범 기자I 2025.10.19 13:50:56

與원내대표 "사개특위 미포함…'공론의 장' 보낸다"
법원재판도 헌법소원 포함시 사실상 '4심제' 개편
대법원 "결사 반대" vs 헌재 "이상적 기본권 보호"
대법관증원안 발표도 임박…李, 증원 대법관 임명

대법원에 위치한 정의의 여신상. (사진=대법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여당이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포함해 사회적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래 끌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재판소원 관련 법안이 발의되면 논의의 장으로 올려서 충분히 논의를 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검찰개혁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제도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 청구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에 대해선 제외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헌재법 개정을 통해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재판소원 제도는 대법원의 법적 위상과도 직결된다. 헌법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대법원 판결도 헌재에서 헌법 위반 여부를 추가로 다툴 수 있게 돼 대법원의 위상은 헌재보다 낮아지게 된다. 헌재가 사실상 미국의 연방대법원과 같은 최고법원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3심제인 재판제도도 사실상 4심제로 재편된다.

김 원내대표는 “재판소원에 대해선 굉장히 찬반 의견이 있기에 당론으로 발의하지 않고, 사개특위 발표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정말 많은 논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논의 방식’에 대해선 “단순히 당내에서만 논의하지 않는다. 논의가 되면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 의견을 중대하게 들어야 한다. 사회적 여론, 전문가, 야당 의견도 충분히 들을 것”이라며 “그런 의견들도 충분히 듣고 공론화 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오래 끌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여론 등을 모두 종합해 결론을 내리겠지만 제 개인 생각으로는 질질 끌 생각은 없고 논의를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법 “재판 결론, 무한정 늦어져 서민들에게 더 피해”

재판소원에 대해선 현재 대법원과 헌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 7월 국회에 출석해 “재판소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판의 신속한 확정, 권리구제 이 부분에 있어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도 수많은 사건들이 1심, 2심, 3심에서 올라오고 있고, 별도로 큰 사건들도 많이 있다”며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모든 사건에 포함되는 ‘헌법적 기본권’을 재판소원 사유로 삼으면 결국 잠재적으로 모든 사건이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이 조기에 확정되지 않고 무한정 늦어지게 되면, 소송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는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재판청구권의 실질적 침해로 돌아갈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판소원이 도입은 법률 개정이 아닌 헌법 개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헌법상 최고법원인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게 됨으로써 실질적 최고법원의 지위를 헌재에 넘겨주게 된다. 사진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나란히 앉은 조희대 대법원장(왼쪽)과 김상환 헌재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면 헌재는 재판소원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김상환 헌재소장은 17일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는 기본권 보호의 측면에서 더 이상적”이라며 “헌재는 지금까지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이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 그리고 국회의 평가와 의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앞서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재판소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같은 사법권이라도 일반 법원과 헌재의 사법권은 성격이 다르다”며 “헌재가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하더라도 특수한 헌법적 문제만 판단하기 때문에 4심제로 단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대법원을 입장을 반박했다.

與사개특위, 조만간 ‘대법원 증원법’ 등 구체적 내용 발표

한편, 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당 사개특위)’는 20일께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도 변화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사전심문제 도입 등 ‘5대 사법개혁 방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사개특위는 구체적인 대법관 증원 숫자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법관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14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 이후 대법관 수를 100명, 30명으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법관이 증원이 현실화할 경우 이재명정부 임기 내 임명이 유력한 상황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인사권이 있는 현재 대법관들의 후임은 물론 증원되는 대법관들에 대한 임명권도 갖게 된다. 이 경우 대법원 지형이 민주당 임명 대법관의 절대적 우위로 재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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